내 마음이 지옥일 때
이명수 지음, 고원태 그림 / 해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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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 마음이 지옥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생각해보니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것이 더 정확하겠다. 하지만 이 책은 내 마음이 언제든 지옥 같은 때 꺼내보기에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평소 시를 즐겨 읽는 편은 아니다. 저자도 책에서 언급했듯이 시를 짓는 시인들은 입시학원 혹은 공무원학원 선생님들처럼 시를 가르치며 외우게 하고 정답을 강요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사실 수능 세대이기 때문에 학력고사 시절에도 시가 국어 시험에 등장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껏 시를 접한 것은 9할 이상이 시험지나 수험서 같은 시에 대한 해석이 이미 정해서 있는 곳들에서 였다. 때문에 시에 대해서 더욱이 거부감 같은 감정이 강하게 일었는지도 모르겠다. 가끔이나마 시를 접하게 되면 학창시절의 안 좋은 기억때문인지 습관적으로 이미 학자들이 기존에 해석한 내용에 의지해 읽게 되고는 했다.

 

 

사실 시라는 문학이 대부분이 중의적이거나 다의적인 단어와 함축적인 표현들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그때그때 접하는 사람마다 개별적이고 주관적으로 해석이 되고 와 닿는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시의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저자는 시를 사랑하고 그것이 가진 힘을 믿는 사람이다. 그런 그가 이 책 속에 독자들의 마음이 행여 괴롭고 힘들 때 마음을 조금이나마 편안하게 해주고 다시금 기운을 얻을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시들을 그동안 접했던 수많은 시들 중에 고르고 골라 담았다. 또 그들을 각각 다시 소주제에 맞게 나누어 묶어 놓았다. 우리는 다 각자 처한 환경이 다르고 살고 있는 장소가 다르며 생각하는 것까지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마음이 정말 지옥같이 힘들 때'라는 것은 정말 말 그대로 셀 수 없이 여러 가지 경우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전혀 아무렇지 않은 것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큰 상처가 되어 오랫동안 아픔을 안고 살아가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연유로 작가가 보다 읽기 좋게 소주제별로 나누어 준 것 같다. 물론 지금이야 이렇지만 이 책을 다 읽고 책장에 넣어놓은 다음, 나중에 정말 심적 고통을 겪을 때 이 책을 기억하고 찾아 읽어보면서 위로를 받을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힘들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속사정을 시원스레 혹은 푸념가득 털어놓지 못하고 혼자 쌓아두고 괴로워해야만 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이 책을 한번쯤은 권하고 싶다. 이 책을 읽고 조금이나마 위로 받고 힘을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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