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곽 걷기여행 - 살아 있는 역사박물관
녹색연합 지음 / 터치아트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개강한지도 어느덧 한 달이 지나갔다. 개강 후 이렇다 하게 마음 다잡고 전공 책 옆에 끼고 도서관으로 가서 전공공부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시절이지만, 이런저런 활동에 정신없이 빠듯한 생활에 치이면서 언제나 꿈꾸는 하나의 대상 ‘여행’에 대한 감흥이 줄어들었나 싶었는데, 《서울성곽 걷기여행》. 책 제목을 보는 순간 ‘확~’하고 마음이 동했다. 다시금 내 깊은 곳에서 꿈틀대기 시작한 것이다. 방학 동안은 여러 권의(내 느린 책 읽는 속도 때문에, 그렇게 아주 많지는 않지만) 여행에세이들을 탐독했었다. 주로 해외여행을 다룬 글들로 직접 떠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며 대리만족을 느끼기 위한 책 읽기였던 것이다. 이번에는 ‘걷기여행’, 그것도 우리나라의 수도 서울 속 걷기여행이다. 책의 앞뒤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파란 하늘과 멋지게 어우러지면서 우리들의 눈을 사로잡는 아름다운 풍광을 만들어내고 있는 성곽의, 사진이 참 매력적이다. 높고 푸르른 하늘을 만끽할 수 있는 계절, 즉, 가을날(작년인지 올해 인지는 알 길이 없지만)의 모습을 담아놓은 듯해 더욱 아름답다. 그 사진만 보아도, 성곽주변을 걷고 싶은 마음보다는 단지 그 푸른 하늘을 마음껏 가슴으로 느끼고 싶은 때문 일수도 있지만, 훌쩍 떠나서 걷고 싶어지는 것 같다. 그 만큼 사람을 유혹(?)하는 힘을 가진 사진이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책머리에]를 보면, 책을 집필한 ‘녹색연합’에 대해, 그리고 그분들의 활동에 대해 언급이 되어있다. 녹색연합은 진즉에 2008년에 조사하고 모은 자료를 토대로 ‘서울성곽 여행’에 대한 <서울성곽 순례길>이라는 이름의 안내 팸플릿을 작년에 발간한 적이 있었다. 그 반응은 예상을 뛰어넘어 폭발적이었고, 이에 사람들의 ‘걷기’에 대한 강한 욕구를 실감하여 자신들의 의도와 부합하고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출판사를 찾아 이렇게 책을 내기에 이른 것이다. 지난번 발간했던 팸플릿은 보지 못했지만 그보다 많이 업그레이드된 이 책을 만날 수 있어서 정말 기분 좋다. 

 

 

  흰색의 표지를 가진 책은 전체적으로 아주 깔끔하고 아기자기하게, 정말 마치 두툼한 ‘여행안내서’ 혹은 ‘가이드 북’을 보듯이, 잘 정리 되어있고 꾸며져 있다. 읽는 동안 녹색연합 분들이 이 책에 담은 시간과 노력의 산물이라는 생각이 강해지면서, 그 분들의 열정과 마음, 그리고 정성이 느껴지는 듯 했다. 책만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을 가지고 나중에 꼭 직접 떠나서, 직접 자신의 손으로 성벽의 감촉을 느껴보고, 성곽주변의 흙을 밟아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나 역시 나중에 사랑하는 사람과 이곳 ‘서울 성곽길’로 도보여행을 떠날 때 꼭 잊지 않고 챙겨가서 책에 소개된 모든 것들 그리고 미쳐 녹색연합 여러분들이 소개할 수 없는, 그곳에서 걸으며 느낄 수 있는 각자 각자의 느낌과 이야기들 같은, 부분들까지 경험하고 올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능하다면 꼭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생각났다. 그리고 혹시 나중에 내가 직접 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일정기간마다 서울 성곽길 그리고 그 외에 서울 혹은 우리나라 전국 어디든 ‘걷기 여행 명소’를 소개하고 안내해 줄 수 있는 책의 발간이 바로 그것이다. 이왕이면 녹색연합 분들이 해주시면 더욱 좋을 것 같기도 하다. 이미 확보하신 자료와 노하우, 그리고 그 따듯한 마음이 가득 담길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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