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러브 온 더 로드 - 사랑을 찾아 길 위에 서다
대니 쉐인먼 지음, 이미선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인류의 가장 오래되고, 끊임없이 우리들의 관심을 끄는 화두, 바로 ‘사랑’이다. 오랜만에 사랑 이야기를 접해보았다. 전 세계 주요 언론의 극찬과 함께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 곳곳을 누비고 있는 이 책을 나도 만나게 된 것이다.
책을 만날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바로 표지이다. 그렇다보니 아무래도 관심이 가장 먼저 가기 마련이다. 《러브 온 더 로드》는 표지부터 여러모로 참 마음에 들었다. 부드러운 촉감, 파스텔 톤의 색깔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이렇듯 눈과 손으로 느껴지는 색깔과 촉감이 조화를 이뤄 소설의 분위기를 한껏 알려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은 1992년 남미 에콰도르에서 두 사람의 인생에서 커다란 변화를 겪게 된 레오와 엘레니 그리고 1917년 포로수용소에서 탈출해 끝이 보이지 않지만 그 끝에 있는 너무나도 눈부신 그의 사랑을 위해 긴 여정에 오른 모리츠와 그의 영원한 사랑 롯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읽으면서, 읽고 난 후에도 죽은 자신의 연인을 거의 미쳐가는 지경까지 그리워하고 또 그리워하는 레오처럼, 3년이라는 긴 시간을, 20000km가 넘는 먼 거리를 오직 한 사람을 위해 희망을 갖고 발걸음을 옮겼던 모리츠처럼 내가 누군가를 정말 그토록 사랑한 적이 있었던가, 돌이켜 보았다. 책의 표지에 쓰여 있듯이 오직 사랑만을 위해 자신들의 길 위에 오른 그들의 모습이 아름답고 경이롭다. 읽으면서 따로따로 진행되는 두 개의 이야기가 분명 어떠한 관계 혹은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고, 소설의 마지막에 가서 어떠한 형태로는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예상이 맞았을 때의 그 느낌도 문득 떠오른다. 자신의 진정한 사랑을 찾기 위해 온갖 신적, 심적 어려움과 싸우고, 고통 받고, 괴로워하고, 방황하며 결국 그것을 지켜내고 새로운 사랑까지 찾아내는 모리츠와 레오의 모습을 보면서 새삼 내가 얼마나 좁은 시선과 생각으로 사랑을 이야기하고 느껴왔는지 반성했다. 《러브 온 더 로드》 덕분에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나는 사랑을 어떻게 해왔나, 내가 정의하는 사랑이란 무엇일까?’ 등 사랑이란 주제로 여러 가지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가 이 소설이 자신이 들을 실화를 토대로 지어졌다고 말한 것을 읽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또 표지 뒤편에서 얘기한 《닥터 지바고》, 《잉글리시 페이션트》는 제목만 알고 있으며 아직 직접 접해보지 못했다. 하지만 그 작품들을 잇는 또 하나의 장엄한 사랑의 대서사시를 접하고 보니, 앞의 두 명작들도 그냥 지나쳐서는 결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