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31 _ [픽사 이야기] - 데이비드 A. 프라이스

픽사 이야기 - 시대를 뒤흔든 창조산업의 산실, 픽사의 끝없는 도전과 성공
데이비드 A. 프라이스 지음, 이경식 옮김 / 흐름출판 / 2010년 7월

 <토이스토리>, <라따뚜이>, <인크레더블>, <월-E> 등 수많은 인기 애니메이션 장편영화를 만든 영화사 ‘픽사PIXAR’. 지금의 그들이 있기까지의 모든 이야기를 담은 <<픽사 이야기>>를 만났다. 그동안 위에 언급한 영화들은 즐겁게 봐왔었지만, 막상 제작사인 픽사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접하고 나서 ‘창조산업’에 대해 그리고 그 창조산업의 선두에서 달리고 있는 ‘픽사’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픽사의 주요 인사들이 거쳐왔던 수많은 역경과 고난의 과정들 그리고 그것들을 이긴 사람들의 이야기다. 당시 일반 대중이 아니라,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고 저명한 인사들이었던 이들 모두가 ‘이것은 아니다.’, ‘이건 미래가 없다.’ 그리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라며 성공가능성을 낮게 봤던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낸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 그 셀 수 없는 반대와 비난 그리고 비웃음의 목소리들을 뒤로한채 이룬 신화이기에 이들의 성공 스토리가 더욱 빛나는 것 같다.

  애니메이션 영화사의 우여곡절이 담긴 일화들만을 염두에 두고 봤더니, 잘 생각해보면 지금 수준의 애니메이션 영화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당연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전문적인 컴퓨터 그래픽 이야기가 의외로 많이 나와서 조금 당황스러웠고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하지만 우리가 보고 즐기는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가 완성되기까지의 그 힘들고 고되었던 지난 시간들,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땀 그리고 눈물, 수많은 영상 제작 방식과 소프트웨어들을 만나면서 애니메이션 영화가 상상이상으로 커다란 시장이고, 거대한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역시 세계 수준의 인물들, 그들이 이룩한 영화사, 그리고 그 인물들의 인생 역정이 이야기를 읽고 보니 역시 대단하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비범한 그들의 생각만큼 그들의 인생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고 평탄하지 않았다. 만약 내가 그들의 입장이었다면(그들의 능력을 가지고 그들이 대면한 상황에 있었다면) 나 역시 그들과 같은 결정을 내리고 지금의 그들처럼 살 수 있었을지 장담할 수 없을 것 같다.

  얼마 전, 몸과 마음이 다 성장한 20대 대학생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어떤 문제가 생기면 자기 스스로 고민하고 결정하기 보다는 부모의 결정에 의존한다는 대학생들에 관한 인터넷 기사를 보았다. 이런 추세가 2008년에 이르러 이전에 조사했던 2002년 당시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통계청의 발표 자료도 함께 담겨 있었다. 이 기사를 보고 확고한 신념, 의지 그리고 열정을 가지고 자신들의 꿈을 이루어나간 픽사 사람들이 떠올랐다. 나 또한 앞으로 취업전선에 뛰어들 20대로서, 그들처럼 내가 정말 평생 동안 즐겁게 할 수 있는 것, 잘 할 수 있는 것,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정과 노력을 바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처음 본문을 접한 순간, 무언가 지금까지 봐 왔었던 책들과는 문장의 배열이 다름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독자의 책 읽는 속도감을 배려한 책의 색다른 구성이었다.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에 앞서 책의 앞부분에 조그맣지만 친절하고 자세하게 어떤 식으로 독자들의 책 읽는 속도감을 생각하여 구성하였는지에 대해 설명을 해 놓았다. 책을 디자인 하면서 ‘잘 읽히는 책’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흐름출판.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독자들을 배려한 출판사의 따듯한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