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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은 언제 시작될까?
에이브러햄 J. 트워스키 지음, 최한림 옮김, 찰스 M.슐츠 그림 / 미래사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아무래도 학교가 개강을 하고보니, 요즘은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줄어들어 버렸다. 이런 상황 덕분에 글이 많거나, 내용이 읽기 어려워서 잘 안 읽거나, 읽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책들은, 되도록이면 다음에 좀 여유가 있을 때 읽어두려고 미루고 있는 참이다. 전공 책을 비롯해 공부에 필요한 책들을 앞으로 많이 볼테니, 취미로 읽는 책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읽을 수 있는것들을 보려고 나름 신중히 고르고 있다. 근데 막상 생각만큼 쉽지만은 않다. 그러다 읽게 된 책이 노란 책 표지가 예쁜 <좋은 일은 언제 시작될까?>이다.
제목부터 요즘 내 생각을 보는 것 같았다. "좋은 일은 언제 시작될까?..." 그렇다고 요즘 나에게 나쁜 일만 일어나고 있는건 결코 아니다. 사실 좋은 일들이 더 많이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도 자꾸 좋은 일들만 찾는 것은 왜 그런걸까? 물론 모두가 그런것도 아니고, 좋은 일과 나쁜 일 사이에 어느 쪽의 무게가 더 크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들의 마음이란 좋은 일, 나쁜 일이 비슷하게 일어나도 좋은 일에 감사하고 행복하기보다는, 나쁜 일 때문에 힘들어하고, 불평, 불만을 늘어놓기가 일쑤인것 같다. 우리 모두가 좋은 일도 있으면 나쁜 일도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정작 나쁜 일을 기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항상 누구나 좋은 일, 행복한 일, 기분 좋은 일을 찾기 마련인 것이다. 그래서 나 역시 이 책을 고르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좋은 일은 언제 시작될까?>는 찰스 M. 슐츠가 1950년부터 연재하기 시작한 만화 '피너츠Peanuts'를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좀 더 깊이있게 접근하고 해석해, 우리에게 소중한 메세지들을 전달해준다. 유명한 만화 '피너츠'를 사용한 덕분에 자칫 지루해 질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만화를 통해 한층 친근하게 다가온다는 점이 참 좋았다. 사실 나는 이 만화를 그리 많이 접하지는 못했었다. 제목이 피너츠라는 것도 예전에 어렴풋이 알았던 듯 하지만, 거의 처음듣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읽으면서 자꾸 든 생각은 '귀여운 캐릭터들이 나오는 4컷, 8컷 만화에서 어떻게 이런 것들을 잡아낼 수 있었을까?'였다. 저자가 정신과 의사라서 그런걸까? 아니면 지금의 나라도, 이런 설명없이, '피너츠'를 다시 봤다면 담긴 의미와 메세지를 읽어낼 수 있었을까?
번역에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내가 이해력이 부족한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중간중간 문장이 이해가 잘 되지 않고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외국서적이나 영화 관련해서 흔히들 외국 이야기라 정서가 조금 안 맞다, 다르다하는 그런 느낌도 몇 번 있었다. 그리고 커다란 제목들 아래 짤막짤막한 글들이 있는데 글 중간중간에 '피너츠'가 삽입이 되어있는데, 그 만화가 글의 흐름을 끊는것 같기도 하고 또 뭔가 정리가 되지 않은 느낌이 들어서 조금 아쉬웠다. 한 쪽면에 글을 다 싣고 바로 옆 페이지에 피너츠를 넣었으면 더 깔끔해보이고 부드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원래 작가의 의도야 작가가 아닌 이상 알 수 없는 것이지만, 이런 만화속에서 내가 어렸을 적에는 몰랐던 진실이나 의미를 지금 다시 보니 알게 되는듯해 신기했다. '나이가 좀 들고, 시간이 지난 뒤에 봤던 책을 다시보면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오고, 다른 것들을 배우고 느낄 수 있다'는 말을 새삼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