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열의 교양 - 알고도 모른 척해야 하는 지위의 법칙 세계척학전집 7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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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본 책은 우리가 평등한 사회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일상 곳곳에서 끊임없이 경험하는 서열과 지위, 권력의 작동 방식을 돌아보게 합니다.


무엇보다 서열이 단순히 힘의 차이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 흥미로웠습니다. 침팬지 사회를 연구한 프란스 드 발의 사례처럼 강한 힘을 가진 존재가 항상 절대적인 지배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 사회에서도 직급이나 권력으로 상대를 따르게 하는 '지배'와 능력이나 매력 등을 인정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따르게 하는 '위신'은 다르게 작동합니다. 결국 권력과 서열은 개인의 능력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인정과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고 유지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서열은 우리의 감정과 삶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특정 사람 앞에서 이유 없이 위축되거나 타인의 평가에 예민해지는 것은 단순히 개인의 자신감 부족 때문만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끊임없이 확인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특히 서열이 낮거나 자신의 상황을 통제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스트레스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조직생활을 떠올리게 합니다. 반대로 높은 지위에 오른 사람 역시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긴장할 수 있으며 권력을 얻는 과정에서 필요했던 공감과 배려가 권력을 가진 뒤에는 오히려 약해질 수 있다는 '권력의 역설'도 생각할 거리를 던집니다.


그럼에도 책의 궁극적인 메시지는 서열의 존재를 부정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는 이상, 어느 정도의 서열과 질서는 불가피하고 때로는 갈등을 줄이고 사회를 안정시키는 기능도 하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서열의 규칙을 이해하되 그것에 내 삶이 매몰되게 하지 않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더 높은 직급, 더 많은 돈, 더 좋은 학벌과 취향을 얻는다고 해서 비교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한 단계 올라가면 또 다른 비교 대상이 나타나기 때문이죠.


그래서 마지막에 강조되는 '초연'의 태도가 큰 의미를 가지는 것 같습니다. 타인의 인정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기보다 내가 어떤 삶을 원하는지 스스로 묻고 필요하다면 서열 경쟁의 게임에서 한 걸음 물러설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게임에서의 내 위치가 아니라 지금 어떤 게임에 참여하고 있으며 누구의 기준으로 나의 가치를 판단하고 있는지를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앞서 말했듯 인간의 무리인 사회에서 서열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서열에 대해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요? 서열의 구조를 깨달을 수 있는 눈을 갖게 하고, 그 안에서도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는 주체적인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생각의 계기를 마련해 주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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