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독 (10주기 스페셜 에디션)
박완서 지음, 민병일 사진 / 문학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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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책을 통해 티베트와 네팔의 풍경과 문화도 만날 수 있지만, 낯선 땅을 바라보는 여행자의 시각과 그곳에서 마주한 사람, 자연에 대한 성찰이 더욱 깊게 다가옵니다.


식물이 자라기 어려운 척박한 고산지대에서 야크와 양, 사람과 자연이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모습, 오체투지를 하며 순례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지은이는 우리가 오래전에 잃어버린 자연과의 교감과 근원적인 평화를 발견합니다. 한편 웅장하고 화려한 사원과 불상, 특히 포탈라 궁의 장엄함을 바라보면서도 극빈한 주민들의 현실과 대비되는 사치에 쉽게 감탄하지 못합니다. 화려한 종교 유산보다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단한 삶과 작은 들꽃, 버터 차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에 더 마음이 끌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겠습니다. 중국의 영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티베트의 모습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 변화를 바라보는 관광객 자신의 모순적인 시선까지 솔직하게 드러냅니다.


반면 네팔 여행은 티베트와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여줍니다. 히말라야 설산을 배경으로 한 포카라의 아름다운 풍경과 카트만두의 자유롭고 이국적인 분위기는 티베트의 척박함과 긴장감에 비해 훨씬 부드럽고 시적인 인상을 줍니다. 네팔 역시 가난과 개발의 흔적이 있지만 지은이는 그곳에서 보다 따뜻하고 편안한 감정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예순을 넘긴 나이에 고산병과 낡은 버스, 열악한 도로를 견디며 떠난 여행이어서인지 더욱 절절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여행이란 타인의 삶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시선을 되돌아보는 과정일 수 있음을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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