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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마지막 수업
주루이 지음, 하진이 옮김 / 니들북 / 2026년 1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본 책은 죽음을 앞둔 철학자의 고백을 통해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인류의 오래된 질문을 조용하지만 깊이 들여다보게 만듭니다. 지은이는 시한부 선고라는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도 죽음을 비극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삶의 본질을 또렷하게 드러내는 거울로 삼습니다. 열흘간 이어진 마지막 인터뷰는 철학자의 논증보다 한 인간이 삶의 끝자락에서 건네는 담담한 진심이라 할 것입니다.
본 책에는 우리가 사는 동안 죽음 자체보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삶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은이의 통찰이 등장합니다. 어차피 생명은 유한한 것이기에, 즉 그 누구도 죽음을 피해 갈 수는 없기에 죽음을 두려워하며 살기 보다 얼마가 되었든 주어진 그 시간 동안, 자신의 행복과 자신이 생각하는 중요한 가치를 위해,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는지가 더욱 중요할 것입니다.
지은이는 평범함이야말로 진짜 행복이며 자신이 죽음을 앞두고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이라고 말합니다. 우주적 시야로 인간 존재를 바라보면서도 물 한 모금과 죽 한 사발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그. 인간은 먼지처럼 작지만 동시에 우주를 자각하게 만드는 존재라는 지은이의 말에는 겸허함과 인간에 대한 존엄이 담겨 있습니다. 또한 그는 철학이 삶과 분리된 사유가 아님을 전합니다. 문학, 과학, 예술을 넘나드는 사례들은 인간의 삶 전체에 철학이 스며 있음을 드러내며, 결국 우리를 다시 일상으로 돌려보냅니다.
본 책은 죽음을 통해 삶의 무게를 덜어주고, 삶을 통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희석시켜 줍니다. 책을 읽고 지금의 평범하지만 소중한 하루하루를 더 성실하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지은이가 바랐던, 자신만의 세상을 찾는 출발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