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7 _ [데카르트의 아기] - 폴 블룸 지음, 김수진 옮김

데카르트의 아기 - 세계적 심리학자 폴 블룸의 인간 본성 탐구 ㅣ 아포리아 8
폴 블룸 지음, 김수진 옮김 / 21세기북스 / 2025년 8월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지은이 폴 블룸 예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언어와 도덕을 배우기 이전의 아기를 관찰하며 인간에게 선천적인 도덕적 직관과 이원론적 인식 구조가 있음을 보여주는데, 이는 인간이 단순히 경험의 산물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의미를 찾는 존재'임을 드러냅니다. 인간을 단순히 이성적 존재로 보는 시각을 넘어 태어나면서부터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고 본질을 감지하는 능력을 지닌 존재로 조명한다는 점이 무엇보다 인상적입니다.

아기가 이미 세계를 '물질과 정신', '선과 악'으로 구분하려는 직관을 갖고 있다는 것이 지은이의 핵심 주장인데, 이는 우리가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거나 예술에 감동할 수 있는 근본적 토대가 선천적으로 마련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관점은 인간 정신을 단순히 계산과 이성의 기계로 환원하려는 시도를 넘어 감정과 직관이 지닌 인지적 가치를 강조합니다.

심리학적 실험과 철학적 사유를 정교하게 결합해 자신의 주장을 펴나가는 지은이의 방식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단순한 이론 제시에 그치지 않고, 실제 연구와 철학적 질문을 연결함으로써 인간 본질을 탐구하는 과정에 설득력을 더합니다.

본 책은 우리가 왜 타인을 공감하고, 왜 의미를 찾으며, 왜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려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답을 제시합니다. 인간다움의 원리를 가장 기초적인 차원에서 설명해 주는 지적 탐구라는 점에서 단순한 심리학 서적을 넘어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이끌어내는 책이라 생각됩니다.

지은이는 기술이 아무리 진보하더라도 인간 본성의 핵심은 여전히 유효하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본질을 이해하고 더 풍요롭게 가꾸는 것임을 일깨워 줍니다.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는 요즘, 본 책 덕분에 인간 정신의 고유성을 재확인하고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해 볼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