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칼의 팡세
블레즈 파스칼 지음, 강현규 엮음, 이선미 옮김 / 메이트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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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팡세>는 고전 중의 고전이지만, 여러 고전이 그렇듯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은 아닙니다. 단편적으로 흩어진 단상들과 종교적 배경은 읽는 이에게 다소의 부담과 위압감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본 책을 단순히 신앙서로만 치부해서는 블레즈 파스칼이 던진 본질적인 질문들을 놓치기 쉽습니다. "인간은 가장 위대하면서도, 가장 비참한 존재다"라는 문장은 인간 존재의 이중성과 자기모순을 꿰뚫는 그의 통찰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하겠습니다. 파스칼은 본 책을 통해 '신' 이야기만을 한 것이 아니라, 신 없는 인간의 허위와 자기 기만을 드러냈습니다.


본 편역본은 단상들을 주제별로 배치하여 읽는 이가 생각의 흐름을 따라가며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원문의 난해한 구조 속에서도 핵심적인 철학적 주제를 뽑아내고, 그것을 현대적인 문체와 감각으로 풀어낸 점이 특히 돋보입니다. 그 덕에 파스칼의 사상이 훨씬 더 명확하게 전달되는 듯합니다. 무겁기만 했던 사유의 고전이 이제는 한 사람의 삶 속 고민처럼 다가옵니다.


또한 본 편역본은 불필요한 해설이나 교조적 설명은 배제하고, 오직 읽는 이의 이해를 돕는 필수적 설명만 제공합니다. 덕분인지 책을 읽으며 마주하는 파스칼의 문장들이 더 직접적으로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사유의 구조가 명확해진 만큼, 읽는 이는 각 장의 주제 속에서 감정과 생각을 자연스럽게 대입하며 몰입할 수 있습니다.


본 책은 철학적인 명언을 수집하거나 '고전 하나 읽었다'라는 만족감을 얻기 위한 책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자신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게 만드는 거울이자, 삶의 본질에 대해 묻고 싶을 때 꺼내 읽어야 할 사유의 도구라 하겠습니다.


고전의 무게를 지키면서도 현대인의 고민에 선명하게 말을 거는 본 편역본은, 삶을 깊이 있게 사유하는 방법이라는 철학의 의미를 다시금 일깨워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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