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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세계사 : 과학편 ㅣ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5년 4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본 책은 "과학"이라는 렌즈를 통해 "역사"를 새롭게 바라보게 해줍니다. 단순히 과거의 과학적 사실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류를 위협한 세균의 역사, 우생학이라는 과학의 탈을 쓴 폭력, 전기의자 개발 이면에 등장하는 에디슨' 등의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인류의 역사와 과학이 어떻게 긴밀하게 얽혀 있는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줍니다.
과학의 발견과 성취만을 나열하지 않고, 그 과학이 등장하게 된 배경과 사회적 맥락, 그리고 그 결과까지 다루고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인상적입니다. 예컨대, 전쟁과 핵무기의 관계나 산업혁명이 인류에 끼친 혜택과 동시에 유발한 환경 문제 등은 과학이 항상 '진보'로만 받아들여질 수는 없다는 점을 일깨워 줍니다. 이를 통해 과학의 양면성과 그것이 역사에 남긴 깊은 흔적을 함께 고민하게 만듭니다.
마리 퀴리 가문의 놀라운 업적처럼 과학은 위대한 진보의 원천이기도 하지만, 전쟁 무기를 만들고 인류를 위기에 빠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바다 생태계 파괴나 핵무기 개발의 사례는 과학이 윤리적 고민 없이 오용될 때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본 책에 담긴 과학과 역사의 경계에서 벌어졌던 결정적 순간들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과학이 단순히 실험실 안의 일이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심지어 인간의 생존과 직결된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됩니다. 또한, 영웅에서 배신자로 추락한 오펜하이머의 이야기는 과학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기에 인간성과 도덕, 신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데 생각이 미치게 합니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성찰하고 미래를 내다보게 해주는 본 책은 과학에 관심 있는 분들은 물론, 역사에 흥미를 느끼는 분들에게도 유익한 시간을 선사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