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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근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12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초등학교 비상근, 우리나라로 치면 기간제 교사인 주인공은, '출산휴가, 입원, 사망' 등 정말 다양한 이유로 발생한 선생님들의 공석을 채웁니다. 그렇게 한 학교에 근무하는 기간이 길지 않다 보니 학교를 계속 옮기게 되고, 자연스레 이야기도 매번 다른 학교에서 펼쳐집니다. 주인공은 '살인, 도박, 자살 시도' 등 다양한 사건을 마주하게 되고,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나갑니다. 초등학교가 배경임에도 제법 무거운 사건들이 등장합니다.
책 제목 <비정근(非情勤)>을 들었을 때 바로 와닿지 않아 찾아보니, '감정 없이 일하는 비상근 교사’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임시직 교사다 보니 '마음을 두지 않고 일한다'라는 표현인 것이죠. 잠시 동안이나마 다른 선생님들의 자리를 대신하는 주인공은 다양한 학생은 물론, 선생님들도 여럿 만나게 됩니다. 그러면서 종종 자질이든 태도든, 훌륭하다 여길 만한 선생님들을 보게 되죠. 주인공은 그런 선생님들과 달리 자신은 '교사라는 직업을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수준이라 자조합니다.
주인공은 학교 입장에서 완전한 '내부인'도, 그렇다고 '외부인'도 아닌 위치에 있습니다. 정규직은 아니지만 일정 기간은 학교 소속 선생님이니 내부인이고, 비교적 자유로운 학교 출입은 물론, 선생님, 학생 등 학교 내부 사람들과도 제한적이나마 소통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런 그의 상황 때문에 학교나 관련 사건에 대한 정보 자체가 제한적이고, 정보를 얻는 것 역시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주인공은 사건 해결에 있어 거의 형사에 버금가는 활약을 보여줍니다. 임시직이라 마음을 두지 않고 일하긴 해도, 사건이 벌어지면 남의 일이라 여기며 외면하고 무관심으로 일관하지 않기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주인공의 직업적 특성과 사건이 발생하는 배경을 잘 살려낸 이야기와 그 속에서 펼쳐지는 그의 활약을 직접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