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건물 탐방기 - 노노하라 작품집
노노하라 지음, 김재훈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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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모음집'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예전에 학생 때 한 일본 영화인가 드라마를 보고 일본 거리 특유의 느낌과 그것이 주는 감정에 푹 빠져 지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가보지 못한 곳, 영상으로만 볼 수 있는 곳이었기에 막연한 환상 같은 것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본 책은 그때의 저를 떠올리게 해주었습니다. 정말 어딘가에 존재할 것만 같은 곳을 만나는 시간이었습니다. 지은이의 상상력의 산물이 절대다수지만, 어느 나라의 특정 장소를 떠올리게 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각 지역마다 그곳만이 줄 수 있는 매력과, 또 같은 곳이어도 계절에 따른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마치 어른 동화를 읽는 느낌이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아니 어른으로서 순수함을 다시 가져볼 수 있었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런 세계관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도, 또 그것을 직접 자신의 손으로 구현해 낼 수 있다는 것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했고요.


멋진 건물은 물론, 그 속 등장인물에 대한 디테일 하나하나까지 살려 설정한 지은이. 이 정도면 정말 이런 곳이 존재하고, 지은이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직접 다녀와, 공들여 그리고 기록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마치 유명 일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작품, 세계관을 설명한 안내서를 보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미처 몰랐지만 일러스트를 통하니, 영화, 드라마 같은 영상이나 소설 같은 글로 가상의 세계를 만나는 것과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네요.


'가공의 세계지만 리얼리티가 느껴지는 작품'은 아주 매력적이라고 지은이가 서문에서 말하는데, 본 책이 바로 그런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상의 세계인데 현실감이 있다?!' 생각해 보면 이 말은 역설적입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런 것이 존재할 때, 더욱 사람의 마음을 강하게 끄는 것 아닐까요?


종종 우리를 지치고 힘들게 만드는 삶을 잠깐이나마 잊고, 작지만 확실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던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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