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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끊어내기로 했다 - 내 발목을 잡는 가족에게서 벗어나 죄책감과 수치심에 맞서는 심리학
셰리 캠벨 지음, 제효영 옮김 / 심심 / 2024년 5월
평점 :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날지 말지 선택할 수 없는 것처럼 우리는 우리의 가족을 선택할 수 없습니다. 주어지는 것이죠. 하지만 이후 성인이 되고 삶을 살아가면서는 어느 정도 선택이 가능합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가족원을 옥죄고 괴롭히는 경우를 우리는 종종 보게 됩니다. 하지만 아무리 자신에게 해를 끼치는 가족이라도 막상 친구나 직장동료처럼 무 자르듯 끊어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남보다 못한 사이'라는 말도 있지만, 얼마나 괴로우면 피로 이어진, 가족이라는 그 관계를 끊어낼 생각을 다 하겠습니까?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그 정도를 실제로 알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밖으로 보이는 모습만 가지고 섣불리 판단할 수 없을 테니까요.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일지 가늠조차 할 수 없습니다.
생각하는 것과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엄연히 다른 일입니다. 가족과의 단절은 이후의 삶이 크게 달라진다는 의미죠. 함께함으로써 고통을 얻었다고는 해도 앞으로 아예 보지 않고 살겠다는 것은 당사자에게 큰 변화임이 분명합니다. 변화는 우리에게 불안감을 일으킵니다. 한때 나마 한 세상에서 가장 믿고 의지할 수 있다 여겼던 존재가 내 삶에서 영원히 사라진다는 것도 큰 일일 것입니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고요. 바로 그럴 때 필요한, 마음의 안정을 가질 수 있는 기술을 지은이가 전해줍니다.
아무리 자신을 괴롭히고 힘들게 한 사람들이라고 하더라도, '그래도 가족이니까'라는 생각에 그냥 관계를 유지하며 참고 버티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지은이는 이런 분들을 위해 '왜 그런 가족과 단절을 해야 하는지, 그러한 자신의 결정을 믿고 응원해야 하는 이유' 등을 전합니다. 그리고 정말 가족과 단절하는 결정을 내린 사람의 이후 생활을 위한 조언도 담겨 있습니다. '단절한 가족 외 자신에게 해가 되지 않는 다른 가족원과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가면 좋을지, 단절 가족으로부터의 2차 가해나 보복으로부터 자신을 어떻게 지킬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습니다.
가족과의 단절은 분명 안타까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지은이는 가족과 단절한 자신의 경험을 본 책에 녹여냈습니다. 분명 쉬운 일은 아니지만,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지은이의 이런 바람이 담긴 본 책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의 결단과 삶에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