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한 보통날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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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카'네 가족은 아빠, 엄마, 소요, 시마코, 고토코, 그리고 리쓰, 이렇게 총 6명입니다. 막내 리쓰만 남자고 나머지 셋은 여자입니다.


화목하던 그들의 평범한 일상에 변화가 찾아옵니다. 둘째 시마코가 몰고 온 변화. 새로 생긴 애인을 집에 데리고 오겠다며, 온 가족이 다 그날 집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입니다. 가족들은 중요한(?)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습니다. 누군가는 집 청소, 다른 누군가는 목욕과 몸단장, 또 다른 누군가는 테이블을 꾸미기 위한 물건까지 사러 갔다 왔습니다. 거기에 결혼을 해 출가외인이 된 소요까지 본가로 왔죠. 저녁이 되어 그 사람과 함께 온 시마코. 온 가족은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마코가 여자를 데려왔기 때문입니다. 시마코는 그녀를 봄부터 같은 사무실에서 함께 근무하게 된 아르바이트 생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시마코는 이 가족 중 유일하게 일하는 여성으로, 세무사 사무실에서 사무원으로 아주 성실한 근태를 자랑하며 4년째 근속 중입니다. 놀랄 일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시마코의 그녀가 임신까지 한 상태였던 것이죠. 게다가 시마코는 그녀의 아이를 자신이 입양해서 키우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 외에도 네 남매에게는 여러 일들이 벌어집니다.

늘 예정된 일정인데도 출발할 때 연락을 할 정도로 꼼꼼한 성격의 첫째 딸 소요. 아무 연락도 없이 문득 찾아와, 아무 말 없이 몇 달을 묵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과의 이혼을 결심했다고 말하고는 다시 신혼집으로 돌아가죠.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에는 진학하지 않고 쉬고 있는 셋째 고토코. 본 이야기의 화자이기도 한 그녀는, 세탁소 집 딸인 동창생 남자친구의 친구인 후카마치 나오토와 썸을 넘어 달달한 관계로 발전합니다.

막내 리쓰는 여자 인형 조립이 취미입니다. 그 조립 과정은 생각보다 굉장히 손이 많이 가고 집중을 요하는 작업이더군요. 세심함이 필요한 그 과정 자체를 즐기던 리쓰. 여러 사정 때문에 직접 사서 만들거나 만들어진 완제품을 사지 못하는 사람에게 자신이 조립한 인형을 주기도 합니다. 그때 종종 감사의 표시로 준 돈을 받은 것이 문제가 되어 학교에 어머님이 불려가기도 하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가는 평범한 일상에 대해 '지루하다, 무료하다, 시간이 너무 안 간다'라고 하며 지겨워하고 있지는 않나요? 하지만 이런 평범한 하루야말로 그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것이 사람이든 사물이든 세상에는 우리가 거의  잊고 지내는 존재가 있습니다. 늘 우리 주변에 있고 그것이 당연하다 여기는, 아니 미처 그런 자각조차도 없이 누리고 있는 것들 말이죠. 그 존재가 부족해 지거나 없어진 뒤에야 우리는 그 존재의 빈자리와 소중함을 절감합니다.


미야자카네 사람들에게 서로, 즉 가족이라는 존재는 마치 안식처 같은 느낌입니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돌아가 지친 몸을 눕히고 쉴 수 있는 따듯한 곳 말입니다.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당연한 존재일 우리 가족. 그 소중함을 되새겨 보는, 그리고 그로부터 오는 감사와 애정을 전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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