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재천의 곤충사회
최재천 지음 / 열림원 / 2024년 2월
평점 :
본 책은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있었던 저자의 강연과 작년에 출판사와 진행한 인터뷰로 구성됐습니다. 저자는 해마다 수천이 넘는 어마어마한 수의 강연 요청을 받는다고 합니다. 여러 현실적 한계로 고르고 고르지만 그럼에도 연 100회가 넘는 강연을 다닌다고 하네요. 학생들을 가르치는 직업도 한몫하겠지만 그토록 강연을 많이 해서일까요? 이번에 처음, 그것도 글로 접했지만 저자의 강연은 참 재밌습니다. 전형적인 문과생으로서 평소 관심은커녕, 오히려 멀리하던 분야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인데도 흥미로울 정도로 말이죠. 개미, 지렁이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신경은 거의 쓰지 않는 동물, 곤충에 대해 그가 전해주는 이야기는 왜 이리 재밌을까요. 글로 읽는 데도 귀로 듣는 것 같습니다. 술술 읽힙니다.
인간이 얼마나 지구에, 자연과 동물에게 못할 짓을 하고 있는지 새삼 실감했습니다. 관심이 없으니 모르고, 모르니 관심이 가지 않는 것이겠죠. 이런 악순환 속에서 지구는 오늘도 병들어갑니다. 자연도 자원도 우리의 지구도 어느 것 하나 영원한 것은 없을 테니 소중히 하고 아껴야겠다는, 지극히 상식적이지만 자주 잊어버리는 생각을 다시 한번 새겨봅니다.
저자의 말대로, 무조건적인 맹종은 당연히 아니지만, 아득하게 오랜 역사의 진화를 거치며 쌓인 자연의 지혜기에, 그것을 소중히 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역시 자연의 일부인 인간으로서 어떻게 자연과 공존하며 살아갈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우리는 흔히 자연에 대해 이야기할 때 적자생존을 논하며 다윈의 '약육강식'을 말합니다. 하지만 다윈은 이 외에도 훨씬 많은 것을 말했다고 하네요. 오늘날에는 예전에 비해 자연에 대한 관점이 많이 달라져 자연은 경쟁만 가득한 전쟁터 같은 곳이 아니라, 저자의 저서 제목처럼 모두 서로 손잡고 살아남았고 그렇게 살아간다는 대목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지금 가고 있는 길을 걷게 된 이유, 유학생 시절의 지도 교수님 등 주변 지인들의 일화, 연구하며 알게 된, 그리고 느끼고 깨달은 것 등 저자의 이야기와 그가 전하는 메시지 모두 참 좋았습니다. 많이 늦었지만, 그래도 이제나마 그의 강연, 글을 접하게 되어 참 기쁩니다.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자신을, 그리고 인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기를 바랍니다.
역서, 공저, 편저를 포함해 저자가 그동안 낸 책이 100권이 넘는다 하니, 앞으로 부지런히 찾아 읽어야겠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