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향기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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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책은 화자들이 어린 시절 겪었던 나의 이야기들을 모은 단편집입니다. 방학 동안 친척 집에 머물며 겪었던 이야기, 부모님과 함께 가기도 했고 혹은 혼자 가기도 했던.


어린 시절 우리는 성숙하지 못한 몸과 마음만큼 많은 방황을 하는 것 같습니다. 비록 그때는 방황이라는 말 자체를 모르기는 하지만요. 사실 그것을 방황이라는 단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책 속 이야기들이 다 무언가 몽환적이면서도 미스터리합니다. 그 사람? 혹은 그것?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모든 것이 드러나지 않은, 궁금증을 남긴 상태로 이야기는 마무리됩니다.


이야기 속 주인공들처럼, 다들 저마다의 일들을 하나씩 갖고 사는 것일까요? 생각해 보면 저도 그런 사건이 한, 두 개쯤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나 세부적인 사항까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요. 사실 떠올리는 것이 썩 내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책을 읽은 때가 아니면 또 언제 떠올려 보겠습니까. 떨떠름한 마음을 갖고 굳이 떠올려 보자면, 책 속 이야기들처럼 그것 혹은 그 사람의 정체가 무엇이었는지, 내가 정말 정확히 그것을 보았던 것인지, 그 소리를 들었던 것은 맞는지 곱씹어 보게 됩니다. 어쩌면 저만의 착각이었을까요?


책에서도 나오듯,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당시의 기억을 어렴풋이, 하지만 오래 간직합니다. 비록 그것을 누군가와 나누지 않더라도 말이죠. 그렇게 때로는 즐겁고, 때로는 씁쓸한 어린 시절 기억의 끝에 그것도 함께 자리 잡고 있는 것이죠.


저자가 이런 작품도 남겼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만나왔던 작품과 느낌이 많이 달랐거든요. 새로운 뭔가를 발견한 반가운 마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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