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장화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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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현실이다'라는 말 다들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연애 시절, 결혼에 대한 생각이 있었던 분들이라면 주변 분들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고, 진지하게 미래를 꿈꾸던 자신의 짝과 함께 이에 대해 이야기 나누던 시간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결혼은 현실일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남은 평생을 같이 하기로 한 배우자일지라도, 최소 20년 이상을 따로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함께 살게 되는 것이니까요. 그것도 눈 뜬 순간부터 다시 잠자리에 드는 시간까지 말이죠. 한 집에서 나고 자란 형제, 자매도 성향이 다를진 데 부부는 다른 것이 당연하겠죠.


요즘 저자의 책을 여럿 보고 있는데 이번 책에서 저자가 다루는 이야기는 결혼입니다. 늘 그렇듯 담담히 그려내지만 여운은 오래 남는 것 같습니다.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이 은은한 향과 함께 오래 머무는 것처럼요.


히와코와 쇼죠가 결혼한 지 어느덧 10년이 지났습니다. 둘 사이에는 아이가 없습니다. 책에서는 서로 함께, 또 각자 보내는 그 둘의 일상이 단편적으로 이어집니다. 남들이 보기에 그들은 사이좋은 부부입니다. 서로에 대해 크게 불만 없이 오손도손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이죠. 하지만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듯, 둘 사이의 존재하는 진실을 엄연히 달랐습니다. 화목과 행복과는 다른 것이었죠.


둘의 모습을 보며 많은 부부들이 이런 모습으로, 혹은 이보다 못한 모습으로 살고 있는 것일까 궁금해졌습니다. 아니길 바라봅니다. 혹 정말 그렇다면 결혼이란 무슨 의미일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두 사람이 보다 더 행복해지기 위해 택한 길이 결혼인데, 그 과정과 끝은 왜 그렇게 변해가는 것인지, 씁쓸해졌습니다. 혹 저도 배우자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제게 제대로 의지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돌이켜 보았습니다.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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