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03 _ [손가락 살인의 시대와 법] - 류여해,정준길 지음

손가락 살인의 시대와 법 - 중수부 검사 출신 변호사와 독일 형사법 박사가 직접 겪고 정리한 명예훼손, 모욕, 스토킹범죄의 모든 것
류여해.정준길 지음 / 실레북스 / 2023년 9월

'명예훼손, 모욕, 스토킹' 같은 사이버 테러, 속칭 "손가락 살인".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도저히 알 수 없는 그 괴로움과 고통. 실제 범죄의 대상이 되었던 사람과 이를 도와 기나긴 싸움을 함께 한 사람, 이 두 분이 본 책을 썼습니다. 그들이 그 힘든 싸움을 하면서 겪은 일들에 대해 정리한 책인 것입니다.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소름 돋고 무서웠습니다. '사람이 제일 무섭다'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요즘 뉴스를 보면 정말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바로 사람이 맞는 것 같습니다. 무엇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요.

손가락 살인의 사례부터 책은 시작합니다. 비단 연예인같이 대중에게 잘 알려진 유명인 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의, 아니 우리도 손가락 살인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손가락 살인의 결과, 원인보다, 이에 대한 현명한 대처법과 그러기 위한 지혜가 더욱 절실히 필요하다'라는 저자의 말에 가슴이 쿵 주저앉았습니다. 그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이겠죠. 실제 피해자기에 그 심각성을 더욱 잘 아는 것이겠죠.

이어서 명예에 관한 죄에 대한 법리를 자세히 다룹니다. 모든 독자가 법률 전문가일 수는 없으니 최대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썼습니다. 그렇게 다루기 쉽지 않음에도, 해당 죄에 관한 모든 법적 쟁점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풍부한 사례만큼이나 '세상은 참 무섭고, 다양한 사건과 사고가 일어나며, 그곳에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이 정말 무서운 존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토킹 행위, 스토킹 처벌법과 관련된 쟁점, 실례의 소개를 통해 스토킹 범위의 인정 범위에 대해 새롭게 알 수 있었던 것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잦은 연락부터 이런 스토킹으로 촉발된 살인과 같은 강력 범죄까지, 스토킹의 위험성에 대해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끝으로, 명예훼손, 모욕 등의 법적 대응에 대해 자세히 알려줍니다. 피해자가 되어 상대를 고소할 때, 반대로 고소를 당했을 때의 대처방안, 노하우 등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어 가장 실질적인 도움이 될 부분입니다. 물론 해당 내용을 볼 일이, 앞으로 아예 없는 것이 최선일 것입니다만. 하지만 이 책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책입니다. 저자도 말하고 있듯, 남을 비방, 조롱하는 것을 가벼운 장난 정도로 여기며 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생각보다 많다는 안타까운 현실 때문이죠.

책을 읽으며, 읽고 나서도 많이 힘들었습니다. 저 멀리 보여 결코 닿을 일이 없는 곳이라 생각했던, 우리가 사는 세상의 어두운 면을 적나라하게 보았기 때문인 듯합니다. 부디 손가락 살인의 피해자도, 억울하게 가해자로 몰리는 사람도 더는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뿐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