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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무드 - 유대인 지혜의 원천
탈무드교육 연구회 엮음, 김정자 옮김 / 베이직북스 / 2023년 10월
평점 :
절판
유대인 하면 "유대교"와 "탈무드"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유대인으로 태어나지 않았어도 '유대교'로 개종만 하면 유대인으로 출생한 사람들과 유대인 공동체 내 같은 지위를 가질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얻는 권리가 큰 만큼 유대교로의 개종이 결코 쉽지는 않겠죠. 그래도 유대인들에게 종교가 갖는 의미가 얼마나 큰지 잘 보여주는 방증이라 하겠습니다. '탈무드'라는 이름을 아예 못 들어봤거나 그 단어가 가리키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분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탈무드에 대해 정확히 아는 분 역시 적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잘 알려진 이야기 몇 개 정도 알고 있었던 것이 전부였죠.
본 책을 통해 탈무드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여럿 있습니다. 우선, 탈무드는 우리가 흔히 탈무드 하면 떠올리는 배우고 새길만한 교훈을 전해주는 우화집이나 자기 계발서가 아니라, 유대인들의 삶의 태도와 생각에 대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정해 놓은 율법서, 과거 사례를 모은 판례집이라고 합니다. 그렇다 보니 63권에 달하는 탈무드 전체 중 교훈적 우화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미 집필이 완료되어 그대로 전해지는 다른 고전이나 고서와 달리, 탈무드는 지금도 기존 내용에 없는 것들이 추가되고 있다고 하네요.
우리 한민족만큼이나 유구하지만 고통의 시간을 지내 온 유대인들. 지금은 여러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세계적 인물을 다수 배출했습니다. 자연스레 많은 사람들이 '도대체 그들은 어떻게 자녀들을 교육하는 걸까?', '그들의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와 지혜는 과연 무엇일까?' 등에 대해 알고 싶어 하게 됐습니다.
교육은 소위 "하브루타"로 잘 알려진, 질문과 논쟁이 오가는 토론 교육입니다. 자칫 하브루타가 논쟁하는 교육법이라고 하여 상대를 무시하거나 깎아내리는 방식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답을 찾아가는 과정으로서, 상대의 의견에 논리로 대응하기 위해 그의 의견을 분석해야 하고, 그래서 오히려 더욱 경청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다른 사람을 존경하는 마음을 심어주게 됩니다.
저자는 우리와 유대민족이 역사적으로나 또 성향적으로 비슷한 점이 많음에도, 그들처럼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걸출한 인물을 배출하지 못한 것은 교육의 목적과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경쟁이 살벌한 우리나라. 과연 우리는 언제쯤 다른 이를 존중하고 또 그만큼 다른 이에게 존중받을만한 존재를 키워내는 교육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유대인들 지혜의 원천으로 알려진 탈무드 역시 교육만큼이나 많은 이들의 높은 관심 대상입니다.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탈무드의 우화집, 자기 계발서라는 한계를 넘어, 유대인들의 철학, 관점 등에 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