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본 적 없던 바다 - 해양생물학자의 경이로운 심해 생물 탐사기
에디스 위더 지음, 김보영 옮김 / 타인의사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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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보는 것을 참 좋아합니다. 아마 허락만 된다면 바다를 정말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말 바다 자체를 좋아하는 것인지는 생각을 조금 더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렸을 적 수영을 배울 때 안 좋은 기억 때문에, 바다, 수영장, 물, 물 속 등은 제게 트라우마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그럼에도 인지 잘 모르겠지만,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심해와 심해생물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어릴 적 나무 위를 뛰놀다 다친 척추, 그로 인해 받은 수술 회복 중 '파종성 혈관 내 응고'라는 원인조차 알려지지 않은 질환이 발생했습니다. 믿고 안 믿고의 문제는 차치하고, 이때 임사체험이라는 생사를 오가는 고비를 넘기고 저자는 살아남았습니다. 하지만 시력을 잃고 맙니다. 다행히 영구적인 시력 상실이 아니라, 각막 및 수정체와 망막 사이에 피가 고이면서 시야가 가려졌던 것이었죠. 저자는 이런 힘들고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낙관적으로 작은 것들에 집중하는 태도를 키웁니다. 이런 태도가 그녀의 미래의 든든한 밑거름이 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약 4개월 동안 수차례의 수술을 겪으며 엄청난 고통 속에 있던 저자는 마침내 건강을 회복했습니다. 그 후 부모님과 떠난 약 1년 동안의 여행으로 저자는 생물학자를 비롯해, 고고학자, 구호활동가가 되기로 마음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생물발광. 말 그대로 생물이 스스로 빛을 생성하는 이 능력은 진화 역사 상 50회 이상 독립적으로 진화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만큼 이 능력이 생물들의 생존에 중요하고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소수의 특정 종에서만 나타난 것이 아니라, 매우 많은 다른 종들에서 발견됩니다. 그들이 어둠 속 생존의 문제를 유사한, 같은 방식으로 해결한 것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자연의 복잡한 작동을 이해하려면 바다와 그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놀라운 현상까지 모두 눈에 담아야 한다는 저자의 말이 떠오릅니다. 그래야 바다 자체의 가치와 우리를 존재케 하는 바다의 역할을 알 수 있다는 것이죠. 앞에서 말했듯 개인적인 사정으로 꽤 오랜 시간 바다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만 간직하고 지냈습니다. 저자는 본 책을 통해 그녀의 발광생물 연구뿐만 아니라,  잠수정에 물이 들어오는 위험한 상황, 최초로 대왕오징어를 촬영하기 위해 노력했던 일 등, 그녀가 탐사 동안 경험했던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직접 바닷속으로 들어가 체험해 보기는 아무래도 많이 힘들 것  같습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통해서나마 깊은 바닷속과 그 속에도 엄연히 살아 숨 쉬는 놀라운 생명체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 한편으로는 손에 땀을 쥐면서도 또 즐거웠던 시간이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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