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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하늘 아래, 아들과 함께 3000일
츠지 히토나리 지음, 김선숙 옮김 / 성안당 / 2023년 7월
평점 :
본 책은 우리에게 <냉정과 열정 사이(Blu)>로 잘 알려진 일본 작자 '츠지 히토나리'의 에세이입니다. 그는 프랑스에서 태어난 아들과 살고 있는데, 책에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아들이 청소년기를 보낸 약 5년간의 시간 동안 있었던 아들과의 일들,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하게 된 생각들, 떠오른 감정들, 다지게 된 각오들도 전하고 있죠.
우리가 자신의 어릴 적 일기장을 뒤적이며 미소 짓는 것처럼, 저자도 나중에 시간이 지나 이 글을 다시 보게 되면 분명 그 시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를 것입니다. 그날의 감정, 느낌, 냄새, 공기, 분위기까지 떠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자녀와 함께 본다면 그것 또한 의미 있고 행복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자녀와 지난 시절의 이야기를 다시 허심탄회하게 하다 보면, 그때는 서로 미처 하지 못했던 이야기도 하게 될지 모릅니다. 글 속으로 둘만의 추억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그 글은 가치를 매길 수 없을 만큼 소중한 존재가 아닐까요?
아버지 혹은 어머니 혼자 자녀를 키우는 것은, 제가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미루어 짐작해 보아도 정말 어려운 일일 것 같습니다. 아마 현실은 더욱 가혹하고 힘들겠죠. 저자가 가족이나 친, 인척이 아무도 없는 타지에서, 그것도 사춘기, 반항기를 맞은 자녀를, 홀로 키워나가는 이야기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그냥 타지도 아닌 외국이라 더욱 힘들었을 것입니다. 저자 본인도 아들도 많은 노력을 쏟았고, 지금도 쏟고 있을 것입니다. 세상의 수많은 아버지, 아들, 가족이 보며 공감할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저자의 이야기를 읽고 나니, 먼 훗날 이렇게 아이와의 기억, 추억을, 가깝고 멀게 함께 한 시간을 글로 남기고 싶어졌습니다. 앞서 함께 추억 여행을 떠날 수 있어 매우 소중한다고 말은 했지만, 솔직히 자녀의 반응을 장담할 수는 없겠네요. 자녀와 미리 충분히 이야기를 나눠보고, 이 글의 존재를 알려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자녀와 같이 다시 보다 보면, 자녀도 저도 괜히 부끄러워지는 순간이 올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지난날의 추억을 그대로 간직하기 때문에 사진이 소중한 것처럼, 글 역시 지난 소중한 시간을 기록하는 또 하나의 훌륭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