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만나는 새로운 방법이었습니다. '이렇게 접할 수도 있구나, 이렇게 표현하고 구성할 생각을 하다니 참 대단하다'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는 우리나라, 그것도 조선시대 명화를 통해 이 책을 탄생시켰지만, 다른 시대, 그리고 다른 문화권 그림에 대해서도 이렇게 접근한다면 그것 역시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모든 내용이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둔 것은 아니기에, 저자가 본 책에서 미리 그랬던 것처럼 분명히 밝히기는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자는 자신이 접했던 그림 중 특히 자신의 기억에 남고 울림을 줬던 그림을 골랐습니다. 선별한 그림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 그림을 그린 화가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다만, 그림마다 같은 소재로 이야기를 구성한 것은 아닙니다. 어떤 그림은 그림에 쓰여 있는 시나 노래, 즉 제사(題辭)나 발문(跋文)의 내용을, 또 다른 그림은 화가가 해당 그림을 그리게 된 배경 혹은 화가에 관한 내용을 만화로 표현했습니다. 그것에 그치지 않고, 그림을 보고 당시의 일상을 상상하기도 하고, 조금 더 과감히 그림 속 세계를 현재로 끌어와 화가나 관련 인물이 책 속 등장인물들과 함께 이야기를 끌어가는 모습도 보여 줍니다. 책에는 이런 이야기가 총 12편 담겨 있습니다. 김홍도, 정선처럼 학교에서도 배우는 등 익히 들어 이름이 친숙한 화가들은 물론, 남계우, 이정, 전기와 같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화가들과의 만남도 참 반가웠습니다.
이야기, 그것도 만화로 녹여내니 즐겁게 볼 수 있었습니다. 저자의 그림체와 표현도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내용 상 먹먹할 때도 있었지만, 자꾸 웃으면서 보게 되더라고요. 다채로운 만화 이야기뿐만 아니라, 각 장의 마지막에 그림을 둘러싼 시대적 배경, 사회적 상황, 가치관, 예술적 흐름 등을 소개해 주어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역사를 짚어준 것도 참 좋았습니다.
나중에 책에 담긴 그림을 어디서, 어떤 계기로든 다시 만나게 된다면, 본 책이, 책에서 풀어준 이야기가 떠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