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 클래식 레터북 Classic Letter Book 5
나쓰메 소세키 지음, 육후연 옮김 / 인디북(인디아이)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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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러 말이 그렇듯, 도련님이라는 단어도 다양한 의미를 가져 여러 용도로 활용이 가능합니다. 저는 도련님하면 그중에서도 부잣집 아들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나쓰메 소세키의 <도련님>의 주인공 같은 도련님 말이죠. 대게 이야기의 '기요'처럼 집의 하녀 같은 사람들이 집주인의 아들을 칭하는 말이 바로 도련님입니다. 모두가 그렇진 않지만 주인공처럼 세상에 대해 잘 모르면서 고집은 아주 세고 문제만 일으키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주인공의 어머니 아버지는 그가 중학교 때 돌아가셨는데, 살아계실 동안에도 딱히 주인공을 애정 어린 시선이나 태도로 대하지 않았죠. 이처럼 주인공은 부모님이 아닌 하녀 기요의 칭찬과 기대에 의지하여 성장합니다. 사실 그녀의 기대와 칭찬도 근거 없고 맹목에 가깝죠. 그리고 성인이 된 주인공은 시골 중학교 수학 선생님으로 일하게 됩니다.


앞서 주인공이 세상 물정도 모르고 고집불통에 말썽장이라고 말했지만, 그렇게 자칫 괴팍해 보일지언정 그는 올곧은 성정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주인공의 성향과 그동안 하녀 기요만이 세상과의 유일한 연결점이었던 점 때문에, 그는 부임한 시골 마을의 학교 학생 및 선생님들과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수차례 부딪치게 됩니다. 다양한 일을 겪고 온갖 인간 군상을 만나면서 주인공은 마침내 더 이상 하녀 기요의 기대나 칭찬에 기대지 않게 됩니다. 그렇게 자신의 진짜 가치를 깨달아 갑니다.


부조리한 사람과 상황을 다루기에 분위기가 가라앉거나 어두워질 수 있는 소지가 충분함에도, 때로는 우스꽝스럽게 느껴지기도 하는 저자의 재치 있는 표현을 통해 그의 역량을 새삼 느껴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본 이야기가 그의 초기작이라는 것에 한 번 더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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