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스러운 암 이야기 - 의사들의 의사, 질병을 진단하는 병리과 전문의가 전하는 현미경 속 세상!
오구라 카나코 지음, 서희경 옮김 / 소보랩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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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평소 병의 존재에 대해 거의 잊고 지냅니다. 그러다 질병에 의해 몸에 이상 증상이 나타날 때에야 비로소 병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하죠. 그리고 의사 선생님을 통해 정확한 병명을 듣는 순간, 정말 병에 걸렸구나 실감하게 됩니다.


병리과 전문의는 '병을 진단하는 의사'인데, 워낙 그 수가 적고 우리가 흔히 병원에서 진료 받을 때 만날 수 있는 의사 선생님이 아니다 보니 아마 저를 비롯한 많은 분들에게 낯선 존재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비록 그분들과 직접 만날 일은 극히 적지만, 우리 몸에서 채취한 검체를 관찰해 암뿐만 아니라 여러 질환을 진단하기에 우리의 또 다른, 숨겨진 주치의 선생님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저자도 바로 이런 병리과 전문의입니다.


티브이에서 암 보험 광고를 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또 건강 검진 시즌이 되면 암에 대해 부쩍 걱정하는 사람도 늘어나죠. 이렇게 암은 우리 주변에 있고, 우리도 암에 대해 제법 많은 이야기를 나눕니다. 하지만 우리는 정상 세포가 암 세포로 변하는 과정, 암 세포의 증식 방식, 암 진단의 시점 등, 암의 실제 모습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관련업계 종사자나 직접 당사자(가족 등 주변 사람을 포함하여)가 되지 않는 이상, 평소 암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보이거나 따로 공부를 하지 않기 때문이겠죠. 그렇다 보니 우리는 '암' 하면 두렵다는 생각부터 들고 외면하려는 경향을 보이게 됩니다.


저자는 일반인들이 암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수다스러운 암 이야기>를 펴냈습니다. 또한 같은 마음의 발로로서 의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의사를 지망하는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병리 진단 체험 세미나도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다고 하네요.


본 책은 감기와 암 진단의 차이부터 병리과 의사들이 실험실에서 하는 작업, 병리과 전문의의 역할에 대해 에세이 형식으로 설명하는 [병리과 전문의 업무 백과]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암 병리 도감]에는, 정상과 이상 세포의 형태, 종양의 정의, 유전자 이상, 암과 악성 종양의 차이 등을 다루는 [미니 병리학 강의]와 [무엇과 닮았을까?], [나카노×오구라 대담]라는 번외편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암에 대해 이야기할 때 만날 거라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을 봤기 때문일까요? 암 세포의 외형을 이와 유사한 일상 사물과 비교함으로써, 보고 판단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병리 진단에 보다 친숙해지도록 한 [무엇과 닮았을까?] 코너가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책에는 병리 진단의 실제부터 암에 대한 병리학적 해설 등 일반인들에게 익숙하지 않고 어려울만한 전문적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그럼에도 직접 작업한 일러스트를 통해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한 저자의 노력 덕분에 조금이나마 더 쉽게 읽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암은 우리 몸 어디에서든 발생할 수 있고, 유전자와 환경 등 다양한 요인이 복잡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정기적인 건강 검진만이 암의 조기 발견을 가능케 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저자의 당부처럼 우리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이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본 책이 저자의 바람 대로 암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암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갖춰나가는 여정의 시작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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