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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이공계 직장인들을 위한 법률·계약 상식
최기욱 지음 / 박영사 / 2023년 4월
평점 :
법조인이 아니더라도 우리 직장인 분들은, 비전공자라 그동안 멀리 떨어져 있었어도, 법, 계약과 가까이 지내야만 합니다. 특히 총무나 법무 직무에 종사하는 분들은 더욱 그렇죠.
법무 관련 일을 맡았지만, 전공이 법학이 아니었기에, 법령의 바다를 헤매고 또 헤맸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용역 관련 업무 전반, 계약서 검토 및 수정은 물론 작성까지 전부 제가 해야 했었죠. 꽤 힘들었던 기억이라, 이 책을 그때 만났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나마 국가법령정보센터 덕분에 수고를 많이 덜 수 있어서 참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예전 같으면 법전을 일일이 뒤져가며 해야 하지 않았을까요?
저자 역시 변호사가 되기 전에 이공계 분야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어려움과 갈증을 느꼈다고 합니다. 당시 경험과 '이런 책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에 실무자들의 어려움을 덜고 갈증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본책을 펴내게 된 것입니다.
책에서는 법조인들에게는 너무도 당연한, 하지만 비전공자들은 또 모르는 게 당연한 사항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중요하게 여겼어야 할 것들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던 지난날들이 떠올라 얼굴이 붉어지더군요. 또, 앞서 말한 대로 저자도 비전공자 출신이라 그 애환을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책 속 표현에 너무 공감이 가 웃음이 날 정도로요.
계약에 있어 물론 계약 당사자 간 합의가 매우 중요하지만, 계약 당사자 간 합의보다 법이 더 우선하는 경우에 대해 다룬 내용이 기억에 남습니다. 아무 때나 그런 것은 아니고, 쉽게 말하면 계약상 내용이 법에 정하는 기준에 미달하거나 위배되는 경우에 법을 따르는 것이라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계약서의 해당 조문이나 부분은 효력이 없어지고요.
본책은 엔지니어, 연구원 등 이공계 분야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장인들에게 보다 특화된 교양서지만, 다른 분야 직장인분들도 보시면 배우고 얻어 가는 것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저자가 실무자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한 내용들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기초적인 내용부터 그리고 어려운 법률 용어보다는 일상적으로 쓰는 말들로 최대한 풀어쓰고자 노력했기 때문입니다.
책은 얇지만 제 마음에는 제법 무겁게 다가올 만큼 든든하네요.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