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장은 왜 우울할까 - 장내미생물은 어떻게 몸과 마음을 바꾸는가
윌리엄 데이비스 지음, 김보은 옮김 / 북트리거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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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밀가루 똥배>라는 작품에서 유전학을 통해 개량한 "밀"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개량을 통해 수확량이 증대되면서 밀은 분명 개발도상국 등의 기아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됐지만, 조금 후 악영향도 같이 초래했습니다. 저자는 인간에게 끼친 이 폐해에 대해 말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밀은 측두엽 간질, 지루, 셀리악 병의 발생률을 크게 높이고, 예전과 달리 당뇨를 흔하디흔한 질병으로 만들었습니다. 즉, 밀을 섭취한 결과는 결코 인간의 건강에 이롭지만은 않았습니다. 이런 밀을 우리 식단에서 빼는 것만으로도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적지 않습니다. 위장관에 살고 있는 건강한 미생물을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라고 하는데, 이것의 균형이 무너지면 육체적 건강은 물론 우울증, 증오, 사회적 고립감 등 심리 문제까지도 야기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대의 생활방식과 식습관은 이를 붕괴시키고 있습니다. 결국 각종 질병에서 해방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우리의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전 상태로, 건강하게 회복시켜야 합니다. <내 장은 왜 우울할까>는 이를 위해 우리 몸속 미생물에 대한 이해와 무너진 질서를 다시 세우기 위한 방법을 알아봅니다.


책에는 우리 몸속에서 지금 이 순간도 벌어지고 있는 안 좋은 방향으로의 극심한 변화, 다양한 증상을 통해 소장세균 과증식과 소장진균 과증식에 걸렸음을 알 수 있는 방법과 연관성이 밝혀진 질병, 오늘날 현대인의 마이크로바이옴을 붕괴시키는 요인의 최소화 전략, 과증식한 해로운 미생물을 제거하고 유익한 미생물을 자라게 할 전략 등, 쉽진 않지만 꼭 필요한 내용이 가득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는 건강한 마이크로바이옴을 재건하기 위한 4주 프로그램이 담겨 있습니다. 가장 먼저 마이크로바이옴을 무너뜨리는 주요 원인들을 제거합니다. 이어서 유익한 미생물을 다시 심고 이를 잘 자라게 해줄 프리바이오틱스 섬유소를 섭취합니다. 혹 이에 대한 부작용이 나타날 경우의 대처법도 알려 줍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므로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즉 특정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미생물을 선택해 이를 키우고 증폭시키는 법을 다룹니다.


본책은 미생물에 대한 제 생각과 관점을 크게 바꿔주었습니다. 저자 말처럼, 그저 박멸해버려야 할 대상이 아닌 "협력"도 필요한 대상이라고 말이죠. 저자의 예상대로, 마이크로바이옴 건강을 관리하는 날이 머지않아 찾아오고, 이를 통해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도 보다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운, 건강한 우리가 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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