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가 사랑한 수식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이레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만남을 갖습니다. 예상했던 만남도 있고 예상하지 못했던 만남도 있죠. 그리고 예상했던 만남도 그렇지 못했던 만남도 우리 생각대로만 흘러가지는 않습니다. 어떤 만남은 우리의 기억 속에 오래오래 남아 이후 우리 삶을 바꾸기도 합니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 속 이야기에는 크게 세 인물이 등장합니다. 초로의 수학자 '박사', 가사도우미 '나', 그리고 나의 10살짜리 '아들'이 그들입니다. 이들은 서로의 만남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만남 이전과 이후 그들의 삶은 분명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나'와 나의 '아들'이 '박사'라 부르는 노수학자는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인해 80분이 지나면 새로이 알게 된 사실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의 기억은 사고를 당하던 해인 17년 전에 멈춰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자신이 기억해야 할 것을 메모지에 적어 매일 같이 입는 양복 위에 붙여놓습니다. 조금 생뚱맞지만 영화 <메멘토>가 생각나는 순간이었죠. 아무튼 그 외에도 타인과의 의사소통이 일반적이지 않은 때문인지 그동안 가사도우미는 수없이 바뀌게 됩니다. 하지만 '박사'는 '나'에게 '아들'이 있다는 것과 '나' 외에는 그를 돌볼 사람이 없어 그가 혼자라는 것을 알게 되자, '내'가 '박사'의 집에 있는 동안 그도 와서 함께 시간을 보내도록 만들죠. 그리고 '아들'에게 어느 수는 관대하게 품는 기호라며 '루트'라는 자신만의 애칭을 붙여줍니다. 이렇게 '박사'만의 소통 방식을 알아차린 '나'와 나의 '아들'은 '박사'를 이해하게 됩니다. 그렇게 친구가 된 그들은 1년 동안 셋만의 추억을 만들어 가죠.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인간애를 충전할 수 있었습니다. 점점 더 각박해지고 자극적이 되어가는 요즘. 사람의, 그리고 우리가 맺는 관계의 따스함을 새삼 일깨워주는 이야기를 만나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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