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한 끗 - 제품의 운명을 가른 선택의 순간들
비즈워치 생활경제부 지음 / 어바웃어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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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의 열풍으로 인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던 제품도 그 시절을 넘기면 언제 그런 것이 있기나 했냐는 듯이 우리의 눈앞에서, 그리고 마침내는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버리고 맙니다. 이처럼 사랑받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그리고 오랜 기간 사랑받기는 더욱 어렵죠.


그런데 여기 평균 나이가 65살이 넘는 제품들이 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오랜 기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을까요? 저자도 말하듯 이들의 전성기는 아직 지나가지 않았습니다. 바로 지금이니까요.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음에도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언제든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반가웠습니다. 아무리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해도 과거의 유물이 되어, 우리가 이처럼 책으로만 접할 수 있었다면 그 나름대로 많이 허전했을 것 같습니다.


저자(팀)의 수고 덕분에 알기 쉽지 않은, 제품의 흥미로운 과거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관련 실무자 인터뷰도 흥미로웠습니다. 우리의 가려운 부위를 긁어준 느낌이었습니다. 한 제품당 1달이라는 시간을 투자한 저자 덕분입니다. 자신들은 훨씬 고생스럽더라도 독자에게 떳떳하기 위해 업체의 자료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조사하고 공부해서 전혀 사전 고지 없이 업체에 제안서를 역으로 제시했다고 합니다. 업체가 원치 않으면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쓰지 않는다는 철칙도 고수했습니다.


책에는 제품의 성공 비밀이라고 할 수 있는 해당 제품 고유의 제조법과 마케팅 전략만 담겨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제품의 탄생 배경과 역사, 그리고 그렇게 세상에 나온 후 초창기부터 과도기 과정도 알려 줍니다.


책을 읽고 나니 '지금껏 살아남아 나에게 오기까지 참 고생이 많았구나, 여러 사람들의 노력 덕분에 이렇게 오랜 시간을 거쳐 나도 너를 누릴 수 있게 된 것이구나'라는 생각에 감개가 무량하기도 했습니다.


[에필로그]에서 저자가 말한 대로, 어쩌면 이 제품들은 우리에게 이미 너무도 익숙해져 버린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당연한 나머지 그 소중함을 잊고 지내는지도요. 그렇게 매일 같이 지나치던 이 제품들에게도 오랜 역사와 가치가 있습니다. 보석처럼 빛나는 이야기까지도요. 그 빛나는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 그리고 그들의 더 많은 결정들이 빚어낸 결과물입니다. 누군가는 고인 물이라고 힐난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물이 고여있지만 썩지 않고 계속 맑게 유지된다면 어떨까요? 많은 이들에게 생수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이 제품들은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맛있고 시원한 물이 되어주었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오래오래 갈증을 해소해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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