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복잡할 때 일부러 멍을 때리고는 합니다. 일부러 머리를 비우는 것이죠. 그래도 자꾸 떠오르면 운동을 합니다. 그것도 아니면 손을 막 움직이면서 집중할 거리를 찾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컬러링 북입니다. 머릿속을 정리하고 싶을 때뿐만 아니라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잠들기 전 빈칸에 색을 칠하면서 마음의 피로를 풀기도 합니다. 오늘따라 유독 힘들었던, 엉키고 설켰던 일, 상사나 거래처 직원 등 사람을 상대하며 쌓였던 스트레스를 푸는 데 이만한 활동도 없을 것 같습니다. 푹 쉬는 것뿐만 아니라 무언가에 집중할 때 우리는 하루의 고된 일을 잊고 마음의 짐을 덜어낼 수 있다 생각합니다.
예전에 읽었던, 아니 '했던'이 더 맞을 것 같네요, 비슷한 활동 북 중에는 스티커를 붙여가며 그림을 완성하는 책도 있었고, 색 위에 검은색을 덧입힌 페이지를 긁어냄으로써 그림을 완성하는 것도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오랜만에 다시 컬러링 북을 찾았습니다.
앞서 말했던 컬러링 북의 변형 버전 책들은 정해진 대로 해야만 한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스티커 붙이기 책의 경우 정해진 자리에 정해진 번호의 스티커를 붙여야 그림이 완성됐습니다. 긁어내는 책은 색이 칠해진 부분이 정해져 있어서 내 마음대로 긁어낼 수 없었죠. 엄밀히는 긁어낼 수야 있었지만 그럼 그림이 제대로 완성되지 못했습니다.
컬러링 북은 보다 자율성이 높다 하겠습니다. 이름 그대로 컬러링 북, 색을 칠하는 책이다 보니 그림을 직접 그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색을 마음껏 칠할 수 있습니다. 멋지게 원작 포스터를 재현할 수도 있고, 아니면 나만의 색감으로 완전히 다른 느낌의 포스터를 완성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완성한 포스터는 결국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소중한 포스터가 될 것입니다. 바로 이 점이 컬러링 북의 가장 큰 장점이자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디즈니 포스터 컬러링북 2: 클래식>에는 디즈니를 대표하는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포스터가 무려 53개 담겨 있습니다. 덕분에 푸, 미키 마우스, 구피, 덤보, 피터팬 등,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던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들을 마음껏 만날 수 있습니다. 색을 칠할 수 있는 컬러링 페이지가 앞쪽에 먼저 등장하고 오리지널 포스터가 뒤를 따르는 구성입니다. 포스터를 보니, 주말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만, 아침에 티브이에서 틀어주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던 어린 시절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마치 그 시절의 추억을 잘 간직한다는 느낌으로, 포스터를 잘 보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추억의 애니메이션 포스터가 담긴 컬러링 북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추억 여행까지 다녀올 수 있어 더욱 좋았던 시간이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