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24_[사실은 집밥을 좋아하지만 지쳐버린 이들에게]-고켄테쓰 저, 황국영 역

사실은 집밥을 좋아하지만 지쳐버린 이들에게
고켄테쓰 지음, 황국영 옮김 / 윌북 / 2023년 3월

맛있게 먹을 수 있으면서도 간단한 레시피를 소개하며 일본에서 한식 인기를 크게 끌어올렸다는 저자. 집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집밥 전도사 역할을 해왔던 그였는데, 어느 날 강연에서 한 참가자에게 요리가 너무 힘들다는 토로를 듣고 크게 충격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요리만 생각해도 힘들고 괴로울 때 꺼내 보고 마음을 다독여 줄 수 있는, 그래서 결과적으로 다시 요리를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의지를 다지게 됩니다.

'집밥임에도 높은 수준과 많은 기술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요리를 힘들게 만드는 원인인데, '혼자서 다 하는 독박 요리'가 그 힘듦을 더욱 크게 만든다고 저자는 진단합니다. 엄마, 아내만 혼자서만 요리를 하고 나머지 가족들은 당연하게 먹기만 하는 이 상황이 문제며,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에 대한 조금의 힌트라도 찾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1장에서 요리하는 사람의 마음을 달래줬다면, 2장에서는 현실과의 간극을 채울 수 있는 방법들을 다방면으로 소개합니다. 설거지 수고를 덜 수 있는 다양한 접근, 채소를 너무 강압적으로 먹일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내 아이가 유아기 때부터 채소를 먹었으면 하는 분들을 위한 방법과 그 장단점, 아이와 함께 요리할 때 기억해야 할 것들 등이 그것입니다. 이 장에서 언급되는 요리의 레시피도 3장 뒤에 정리해 주었습니다. 마지막 3장에는 요리의 수고를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는 실용 레시피가 담겨 있습니다. 칼과 도마 대신 가위와 손으로 손질할 수 있거나 그대로 활용 가능한 재료를 소개해 주고, 전자레인지를 활용한 곁들임 반찬과 설거짓거리를 줄일 수 있는 레시피를 전합니다.

많이 봤다고 하긴 힘들겠지만, <사실은 집밥을 좋아하지만 지쳐버린 이들에게>는 그동안 봐왔던 요리책과는 뭔가 조금 다릅니다. 요리하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 사람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게 요리하면 좋겠다는 저자의 바람이 담겼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무리 소박한 식단이라도, 누군가는 가족의 영양과 취향을 고려하여 차린다'라는 저자의 글을 읽고,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새삼 느꼈습니다. 당신도 일을 하기에, 분명 피곤하고 귀찮을 때가 있을 텐데도 최대한 집밥을 차려주려 합니다. 왜 나가서 먹거나 시켜 먹고 싶지 않겠습니까.

해주는 요리를 먹는 사람들에게 저자가 주문하는 것들 전부는 아니지만 그래도 많은 것들은 하고 있었습니다. 정말 다행이었고, 뿌듯했습니다.

요리가 버거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따라 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흥미롭고 재밌는 레시피', '든든한 주변의 조력자', '요리를 완전히 잊고 푹 쉴 수 있는 휴일'. 이렇게 세 가지면 요리하는 사람과 그 요리를 함께 먹는 사람,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고 저자는 믿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레시피 외 나머지 두 가지만큼은 확실히 보장해서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저자는 요리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했지만, 집에서 직접 요리하시지 않는 분들도 꼭 한 번은 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