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내는 용기 - 불합리한 세상에 대처하는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의 가르침
기시미 이치로 지음, 김윤경 옮김 / 타인의사유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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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화 한 번 안 내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내가 아무리 법을 지키고 남을 배려하며 살아도, 참기 힘든 피해를 겪고는 합니다. 꼭 자신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수많은 사건, 사고를 접하며 화를 내거나 분노합니다.


저자는 분노를 '사분(私憤)'과 '공분(公憤)'으로 구분합니다. 그리고 분노는 대인 관계에서는 절대 허용되어서는 안 되며, 공분에 한해서만 표현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공분(公憤)"을 '공중(公衆)이 다 같이 느끼는 분노, 공적(公的)인 일로 느끼는 분노'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공분은 이와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른 것 같습니다. 저자는 '공적인 가치가 훼손되거나 이에 대한 침해가 발생할 때, 공중(公衆)이 느껴야 하는 분노'를 공분이라 말하죠.


우리는 살면서 이런 말을 합니다. '불합리하다, 부당하다' 세상은 우리가 살면서 보고, 듣고, 겪어 알 수 있듯이, 모든 것이 완벽하게 공평하고 공정한 유토피아가 아닙니다. 정치인, 고위 공무원들의 부정부패, 악정(惡政), 그리고 건물, 다리 등 공공시설이나 사회 간접 자본의 붕괴, 대비 부족으로 자연재해의 피해를 더욱 키우는 인재(人災) 사고 등. 저자는 이처럼 사람에 의해, 곧 인위적으로 초래된 결과가 매우 불합리하고 이것이 우리에게 피해를 줄 때, 우리가 취해야 하는 대처법이 바로 '공분', 즉 지성으로서의 분노라고 말합니다. 다만, 폭력적인 행동 같은 것이 아닌 언어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펴나가야 한다고 덧붙이죠. 또 그 과정에서도 일방적 선언이나 외침이 아니라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즉 대화의 형식을 취할 것을 강조합니다. 특히, 대화에 관한 저자의 주장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저자는 철학자답게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들러 등 대사상가들의 사상과 관련 일화들을 통해 자신의 제언과 주장을 뒷받침합니다.


우리가 하는 행동 중에는 무의식중에 혹은 습관적으로 하는 것도 있지만, 그와 달리 의지와 용기를 가지고 실행해 옮겨야만 가능한 것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거나 그 결과가 부정적일 것이 뻔히 보이거나 하는 등, 그 행동에 분명한 어려움이 존재한다는 것이겠죠. 그것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에 용기가 필요한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앞서 말한 것처럼 아무 의식 없이 행동으로 옮길 것입니다. 앞서 말했던 부조리한 세상, 부당한 현실에 대해, 못 본 체하거나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분노를 표출하는 것은 분명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세상을 바꾸기 위해 과연 나는 어떻게 살아왔고,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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