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진행을 늦추는 대화의 기술 - 30년 현직 의사가 알려주는
요시다 가츠야키 지음, 전지혜 옮김 / 아티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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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에 따르면 80대 초반이 약 25%, 85세 이상의 경우는 50%나 치매를 앓고 있다고 합니다. 저자가 일본인인 만큼 아마 이 내용은 일본 통계일 것이라 생각되네요. 우리나라는 상황이 어떨지 궁금해서 한번 찾아보았습니다. "대한민국 치매 현황 2020(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라는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의 약 11% 정도가 치매 환자라고 합니다. 이는 의료 기관에서 치매 진단 및 치매 진료를 받은 사람의 수치입니다. 2010년부터 3년마다 조사한 65세 이상 전체 인구 대비 치매환자 비율은 2019년까지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려오고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나라도 치매가 점점 흔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러니 무조건 숨길 것이 아닙니다. 숨기고 외면한다고 나아지지도 않습니다. 저자도 '주변에 알림으로써 이해를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종종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라고 말합니다.


30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치매 환자를 진료해온 저자의 경험으로 탄생한 <치매 진행을 늦추는 대화의 기술>. 책은 치매에 대한 안내부터 시작합니다. 여러 종류의 치매 중 환자 수가 많은 것부터 4가지를 간단히 설명해 줍니다. 치매와 건망증이 어떻게 다른지 짚어준 부분은 평소 가졌던 궁금증을 해소해 주어 기억에 남습니다.


오해는, 그 어떤 것도, 결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주지 못합니다. 기껏 운이 좋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겠지만, 대게는 상황을 악화시킬 뿐입니다. 무엇보다 본 책을 통해 치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오해를 줄여갈 수 있어 좋았습니다. 저자는 치매에 대한 정확한 이해야말로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 간병인에게 꼭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매일 환자와 마주해야 한다는, 쉽지 않은 현실의 고단함과 어려움을 조금은 덜어주고 보다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치매는 뇌의 능력이 떨어지면서 나타나게 되는 증상'이라고 말하며, '뇌 능력 저하의 속도를 늦추고 그 정도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덧붙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뇌에 적절한 자극을 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바람직한 자극을 줄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대화'로, 아무 말이나 되는 것은 아니고 주의할 점이 분명 존재한다고 합니다.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짧게 이야기한다. 치매 환자가 뭐라고 하는지 알아듣기 힘들더라도 말을 중간에 끊지 않는다. 그들의 언행에 대해 질책하거나 행동을 강요하지 않는다. 긍정적 반응으로 답변한다.' 등이 그것입니다.


저자가 전해주는 '대화의 기술'을 보면 간병인이 감정적이 안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매일 같이 치매 환자를 대하다 보면, 육체적으로 힘들고 지칠 뿐만 아니라 정신, 감정적으로도 에너지 소모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 예상됩니다. 그런 만큼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기란 정말 쉽지 않겠죠.


상황별 대화 팁을 소개해 주는 부분을 읽으면서는 '환자 본인도 표현은 하기 어렵지만 정말 괴롭겠구나, 얼마나 무서울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려 50가지 사례를 들어 설명해 주고 있어 가족과 간병인분들에게 많이 유용할 것이라 예상합니다. 환자를 돌보는 가족, 간병인의 고초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드라마나 영화 같은 콘텐츠를 통해 접했던 치매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이렇게 치매에 대한 이해, 간병인의 권장 태도나 의사소통 기술 등 관련 내용을 글로 읽으니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저자의 바람이자 책을 집필한 목적처럼, 본 책에 실린 의사소통의 기술을 통해, 치매 환자, 환자의 가족, 그리고 간병인까지 모두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을 영위해 나갈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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