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가 - 타인 지향적 삶과 이별하는 자기 돌봄의 인류학 수업 서가명강 시리즈 28
이현정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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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가>는 서울대 교수님들의 강의를 선별하여 만든 시리즈, 일명 '서가명강(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시리즈의 스물여덟 번째 책입니다. '서가명강'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책을 직접 읽지는 못했네요. 드디어 만난 서가명강 시리즈, 정말 기대가 컸습니다.


책 표지에 '인류학 수업'이라 쓰여있습니다. 인문학이 아닌 인류학. 낯설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도 책 제일 앞 [이 책을 읽기 전에]라는 코너를 통해 인류학이 학문적으로 어떤 분야에 속하는지, 인류학이란 무엇인지, 어떠 것을 연구하는지, 학문이 목표는 무엇인지 등을 친절히 설명해 줍니다. 또한 책에 등장하는 주요 키워드도 먼저 만나볼 수 있습니다. 미리 한번 단어를 접하고 그 의미를 곱씹은 후 본문에서 만나니 읽고 이해하기 훨씬 쉬웠습니다. 앞서 말했듯 서가명강 시리즈는 이 책이 처음이라 다른 서가명강 책도 이런 지는 알 수 없지만, 아주 좋은 구성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저자의 '어떻게 하면 우리가 더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을까'라는 고민과 '개인이 자신의 삶을 보다 자유롭게 살았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에서 시작됐습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특히 타인의 욕망이 개인의 삶을 강하게 지배하는 사회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꽤 성장하고 수준이 올랐음에도 OCED 국가 행복지수 순위에서 알 수 있듯이 국민 개인은 아주 불행합니다. 이는 급속한 성장 시기에 무조건적이고 결과적인 성장 만을 추구하고 개인의 삶과 행복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던 탓이라고 저자는 그 원인을 진단합니다. 게다가 그런 경제와 정치의 발전이 국가, 기업, 혹은 자본가나 정치가 같은 소위 힘 있는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져, 발전한 경제, 높아진 생활 수준을 갖게 됐음에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것을 누리고 즐기기 보다 그들처럼 힘 있는 자가 되어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자신의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불안한 마음을 떨치기 힘들게 됐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이는 어렸을 때부터 시작되는 경쟁과 성공 지상주의가 원인이라는 의견과 또 다른 관점으로 매우 공감했습니다.


각 부의 마지막에는 해당 부에서 다뤘던 내용에 관한 질문과 그에 대한 저자의 답이 담긴 [묻고 답하기] 코너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해당 내용에 대해 조금 더 깊게 들어가거나 관련해서 생각할 만한 질문이 등장합니다. 마치 강의 시간에 교수님께 질문하는 시간 같더군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몸, 가족, 젠더'라는,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들과 자신의 삶의 관계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저자. 저자의 주장을 읽으며 '정말 나는 내가 아는 타인, 그것도 나와 개인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거나 아주 친밀한 사람이 아닌 사회의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기준으로 살아가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됐습니다. 이러한 지각을 시작으로 '조금이라도 더 나답고 자유로운' 시간을 만들어 삶을 채워나갈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서가명강 시리즈, 기대가 컸던 만큼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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