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윤순식 옮김 / 미래지식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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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19세기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철학의 정수라 할 수 있습니다. 목회자 집안에서 출생했던 그이지만 스피노자의 무신론적 사상에 영향을 받아, 자신의 죄나 과오에 대해 깨닫고 뉘우치는 '참회'나 죄에 대해 대가를 치르고 그 죄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속죄' 등의 기독교적 윤리 개념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신은 죽었다"라고 외치며, 인간이야말로 신이나 추상적인 존재에 의지할 필요 없이 스스로,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창조하는 존재로서 시대를 흘러 내려오는 전통 규범과 신앙 등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초인(超人), 원문에 따르면 '위버멘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비록 번번이 실패했지만, 이 책을 끝까지 읽어보려고 시도했던 적이 몇 번 있습니다. 아직 제게 철학이 늘 그렇듯, 이 책도 결코 쉬이 읽히지 않습니다. 비유와 함축이 많아 바로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포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도 다시 한번 읽어보자는 각오를 다지며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아무리 여러 번 읽어도 도저히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것도 있었고, 제가 정확히 이해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이해하고 생각에 잠기게 만드는, 가슴에 와닿는 문구도 있었습니다.


책은 은둔생활을 하던 차라투스트라가 길을 떠나면서 시작됩니다. 그가 만나는 대상과의 대화 혹은 독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대화보다는 독백이 훨씬 많습니다. 차라투스트라가 주인공이지만 이를 통해 니체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듯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그의 철학이 집대성된 책이라 말하는 것이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세상은 혼자 사는 것이다'라는 뉘앙스의 말을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우리는 부모님 곁에서 삶을 시작하고, 성인이 되어 사랑하는 사람과 자신의 가정을 꾸리는 등 여러 이들과 함께 살아갑니다. 살면서 만나는 소중한 이들. 우리는 그들과 기쁨, 즐거움을 나눕니다. 그뿐만 아니라 어렵고 힘들고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때, 그들에게 기대고 의지하며 조언을 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위 말처럼 결국 모든 결정은 오롯이 우리 자신의 몫입니다. 그 누구도 결정을 대신해 줄 수도, 우리 대신 인생을 살아줄 수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마지막 순간에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존재는 결국 우리 자신으로 귀결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니체도 우리가 자신 앞에 닥친 운명을 피하고 외면하기보다는, 궁극적으로 그것을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소화하여 자신의 삶에 의미를 줄 수 있는, 가치를 만들어가는 인간이 될 수 있다, 아니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은 아닐까요?


앞서 말했듯 이 책은 결코 직관적이지 않기에 평소보다 더욱 집중력을 발휘해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길을 찾으러 왔다가 오히려 길을 잃을 것만 같습니다. 두고두고 꾸준히 찾아오면 주변 환경이 눈에 좀 익을 것이고, 그럼 길을 찾는 여정 속에서 길을 잃는 일도 점점 줄어들지 않을까요?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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