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역 철학자 도감 - 어려운 척하지 않는 만만한 철학 읽기
토마스 아키나리 지음, 서희경 옮김 / 소보랩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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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도감>은 초역된 책입니다.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원문의 단어나 구절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고 전체의 뜻을 살려 번역하는 것'이 의역인데, 초역은 이러한 의역보다도 전달의 용이성을 위해 더 많은 부분을 수정한 번역을 말합니다. 이 경우 결과적으로 원문과 다른 문장으로 쓰이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그만큼 독자들이 잘 이해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철학자의 주장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주장, 사상을 우리 삶 속에 적용시켜 어려움을 해결하고 보다 나은 방향으로 우리 인생을 이끌어가는 것 역시 매우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책은 철학자의 사상, 주장을 핵심만 정리하여 간략하게 한 명당 4페이지의 분량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60명이 넘는 철학자들의 철학이 담겨있습니다. 동, 서양을 아우르고 있는 덕분에 다양한 철학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각 장 별로 고대부터 중세, 근대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시대 별 철학자들의 핵심 주장을 정리해 주고, 이어 그 사상을 적용해 풀어볼 수 있는 연습문제가 등장합니다. 문제는 우리가 평소에 할 만한 질문, 가질 말한 궁금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방금 접했던 철학자의 주장을 적용하여 해답을 찾아보는 것입니다. 해당 철학자라면 해주었을 법한 답변을 달아둔 것이죠. 마치 수학 공부할 때, 이론 혹은 공식을 학습하고 바로 이를 적용해 풀 수 있는 실전 문제를 풀어보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철학자들의 주장을 최대한 쉽고 간단하게 정리해 준 것도 좋았지만, 이렇게 지금 현재, 우리에게 와닿는, 와닿을 만한 현실적 질문, 문제를 제시해 주고 함께 살펴봤던 철학을 활용해 해답을 찾아보는 코너 역시 매우 좋았습니다. 사상, 주장이 어렵거나 잘 와닿지 않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처럼 바로 문제에 적용해 풀어보니 이해에 아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책에 실린 질문들 외에도 더 다양한 분야의 여러 질문을 던져 보고 책에 담긴 철학을 적용해 그 답을 찾아보고 싶어졌습니다. 같은 질문에 대해서도 다른 조언이 나올 수 있으니, 매우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어떤 문제는 해당 사상, 주장으로 해답을 제시하기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또 그것대로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답이 없다면, 직접 답을 찾아 여행을 떠날 수도 있으니까요.


'철학'하면 어렵고, 추상적이고, 나와는 동떨어진, 아주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많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 봅니다. 마냥 뜬구름 잡는 것처럼, 짙은 안갯속에 숨어있는 것처럼 느껴졌던 철학 이야기가 <철학자 도감> 덕분에 손끝에 느껴질랑 말랑, 어렴풋이 윤곽이 보이는 듯합니다. 덕분에 용기를 조금 더 내어, 책에 소개된 철학자 중 특별히 관심이 가거나 흥미가 생긴 철학자에 대해서는 그의 저서나 그의 철학에 대해 다룬 책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철학 초심자로서 다시금 철학이 어렵게 느껴질 때, 교양 수준으로라도 철학을 접하고 싶을 때, 철학적 사고가 필요할 때, 철학을 현실에 접목하여 해답을 찾고 싶을 때 등등, 앞으로도 자꾸 꺼내볼 것 같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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