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공구 - 공구와 함께 만든 자유롭고 단단한 일상
모호연 지음 / 라이프앤페이지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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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름을 어느 분이 정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반려'라는 개념을 공구로까지 확장한 아이디어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동물을 좋아하기에 반려하면 동물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그런데 공구라는 무생물에 반려라는 개념을 붙이다니 정말 대단한 발상의 전환입니다.


솔직히 제 자신을 '공구 친화형' 인간이라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늘 동경해왔던 것 같습니다. 기술이 있어 무엇이든 문제가 생기면 뚝딱뚝딱 고치시는 분들을 말이죠. 뭘 만드는 건 꿈도 꾸지 않습니다. 하지만 공구를 이용해 집안 곳곳의 문제를 내 손으로 직접 고치는 모습을 꿈꾸고는 합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반려공구>를 읽었습니다. 책 소개를 보니 제게 조금 더 용기를 북돋아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의 저는 저자의 예전 모습과 같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언가 망가지면 일단 수리할 수 있는지를 살펴봐 그것이 가능하다면 수리기사분을 불렀습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버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괜히 만졌다가 고칠 수 있던 것을 더 망가뜨려 아예 쓸 수 없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에 시작할 엄두조차 내지 못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저자처럼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이 오히려 약간의 걸림돌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완벽하게 해내지 못하면 시작을 안 하거나, 시작했으면 완벽하게 해내야만 직성이 풀렸던 것입니다. 저도 저자처럼 공구를 사용하게 되면서 바뀔 수 있을 것 같은, 아니 바뀌고 싶다는 마음에 이 책도 읽은 것입니다.


책에는 무려 21가지라는 다양하고 많은 공구가 등장합니다. 스스로가 공구와는 정말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데도, 책에 나온 공구 이름은 한 번 이상씩은 들어본 것들이었습니다. 그게 정확히 어떻게 생겼고 언제,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나중 문제로 치더라도 말이죠.


앞서 말했듯 저자와 성향이 비슷해서인지 읽으면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특히 "완벽함을 이상으로 알던 시절에는 오히려 완벽하지 않을 것을 알기에 시도조차 못한 일이 많았다."라는 구절이 그랬습니다. 이 문장처럼, 완벽하게 할 수 없다면 하지 않는 게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스트레스만 잔뜩 받으며 미루거나 끝내 시도조차 하지 않은 적이 있었던 것입니다.


"어설프게나마 시도한 일은 그저 하는 것만으로 나를 발전시켰다." 제게 용기를 준 문구입니다. '꼭 모든 일에 전문가가 되어야만 하는 걸까?' 스스로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격언도 있지 않습니까? 업무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조금 더 용기를 내 첫발을 내디뎌 보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저자는 공구를 소재로 하여 '도전과 시작에 대한 두려움을 이기기 위한 용기'를 전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요? 자신이 그랬듯 본인과 비슷한 사람들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달라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이겠죠. 누구든 이 책을 본 독자는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공구를 손에 들고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것을 사용하면서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이 달라지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처럼 <반려공구>를 통해 조금이나마 용기를 얻어 가실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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