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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석산의 공부 수업 - 공부의 기초부터 글쓰기, 말하기, 독서법까지
탁석산 지음 / 열린책들 / 2022년 3월
평점 :
공부하는 법에 대해 배운 적은 따로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잘 알고 잘 하기 위해 배우고 익히듯 '공부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다면 이왕 하는 것, 조금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런 생각으로 <탁석산의 공부수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책은 총 두 개의 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는 어떻게 공부를 하면 좋은가에 대한 내용을 담은 "공부의 기초", 2부는 공부한 것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내용이 담긴 "공부의 활용"입니다.
1부에는 여러 내용이 담겨 있지만, '시차 두기'와 '설명하기'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공부의 기본이라는 '시차 두기'. 시차 두기를 자연스레 실행해 옮길 수 있는 도구가 바로 '시험'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시험이 서열화된 질서로 다양성을 저해하고 묵살할 수 있다는 점을 저자도 책에서 다룹니다. 이런 시험 자체의 부정적 측면은 분명한 사실로 보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학습 관점에서 시험의 긍정적 측면을 강조합니다. 시험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이죠. 시험을 기반으로 자신의 실력, 학습 수준을 보다 정확히, 그리고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파악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다 나은 앞으로의 전략도 세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못하면 결국 우물 안 개구리에 그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시험을 정말 싫어하는 저지만 저자의 위 주장에 무조건 아니라 할 수만은 없었습니다. 시험의 결과는 늘 자신의 노력을 보상해 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를 너무 두려워한 나머지 시험 자체를 꺼리거나 애써 외면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에 대한 저자의 건강검진 예가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자신을 바로 알기 위한 도구로 시험을 활용해야 한다는 말에 공감했습니다.
수업 중간의 쉬는 시간도 학습의 연장성이라는 저자. 그동안 학교, 학원 등에서 일정 시간마다 일정하게 이뤄지는 쉬는 시간이 제일 바람직하다고 혼자 생각해왔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저자의 견해는 달랐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막힐 때 쉬라는 것이었습니다. 학교, 학원의 수업 시간 동안 열심히 집중하여 뇌를 쓰고, 즉 무언가를 새롭게 배우고 익혔을 때만이 중간 쉬는 시간이 의미를 갖는다는 것입니다. 집중을 통해 뇌를 열심히 사용했을 때 비로소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책의 뒷부분에서 사람이 연속해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대개 25분 정도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 역시 약 50분 정도 이뤄진 수업 시간 후의 쉬는 시간이 무조건 옳은 것은 아니라는 주장에 힘을 싣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수업을 하시는 선생님도 50분 내내 수업만 하시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농담도 하시는 등 환기를 시키신다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설명하기'입니다. 학교에서 친구가 수업 내용 등에 대해 물어보면 그에 대한 답을 해주며 개념이나 문제에 대해 설명을 하신 경험이 다들 있을 것입니다. 다만, 설명할 기회가 아주 흔한 것은 아니기에, 그것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을 저자는 알려줍니다. 그것은 바로 '테스트(시험)'입니다. 문제를 풀거나 시험을 봄으로써 자신의 지식(학습한 내용)을 보다 견고하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또한 충분한 수면에 대해서도 강조합니다. 사실 충분한 수면이 중요하다는 것은 여러 곳에서 많이 들었던 내용이었습니다. 다만 이 책에서는 이전에는 접하지 못했던 내용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깨어있는 동안 뇌에는 독성 물질이 발생하고 이는 우리 뇌세포 간 작용을 저해하는데, 이 독성 물질은 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 생기는 뇌세포 사이 공간을 통해 씻겨 내려간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숙면을 취하면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습니다. 학습 후 충분한 수면이 보장되어야 그 학습한 내용이 더 오래, 더 잘 내 것이 된다는 것입니다. 잠을 잘 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의 다음날 학습 효율성의 차이도 다 이런 것에 기인하는 것이겠죠.
2부에서는 특히 "말하기의 기술 ─ 또는 말하지 말 때를 아는 기술" 부분의 내용이 기억에 남습니다. 저자의 말처럼 말하기는 글쓰기보다 더 어렵고 더 주의를 기울여야만 하는 과정입니다. 말은 절대 주워 담을 수 없고 우리가 아주 잘 아는 격언처럼 엄청난 빚을 갚을 수도 또 한 번에 쌓아 둔 모든 것을 날려버릴 수도 있는 어마어마한 힘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저자는 말하기에서 말하지 않아야 할 때를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합니다. 말수가 적지만 감정적이 될 때가 제법 있는 저로서는 이 부분의 내용이 특히 와닿았습니다.
이 책 덕분에 알게 된 내용을 잘 익히고 적용해, 그것이 무엇이든 조금이라도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배우고 삶에 잘 녹여나갈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