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06 _ [작은 것들을 위한 시] - 나태주 지음

작은 것들을 위한 시 - BTS 노래산문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22년 1월

"풀꽃"의 나태주 시인과 월드 스타 BTS(방탄소년단)의 만남. 전혀 상상조차 해보지 못했던 조합입니다. 솔직히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잘 알지 못합니다. 최근에 발표한 노래 몇 곡 정도만 들어 봤고, 그 외에는 제목도 낯섭니다. 그래서 이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통해 그들의 노래를 글로 접했습니다. 책을 보면서 책에 담긴 노래를 일부러 찾아 듣지 않았습니다. 그들 노래의 노랫말을 오롯이 글로만 읽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노래를 들으면 그 리듬이 자꾸 떠올라 노랫말에, 그 속에 담긴 의미와 깊이에 집중하지 못할 수 있겠다는 우려가 들었습니다. 그동안 어떤 노래도 이렇게 글로만 접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런 경험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아주 새로웠고 또 좋았습니다. 노래가 싫다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이렇게 글로 접하면 노래가 흘러가는 대로 듣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속도로, 원하는 만큼 책을 읽듯 읽어갈 수 있어 좋습니다. 음성으로 듣는 것과 눈을 통해 직접 활자로 읽는 것은 제법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노랫말을 제대로 곱씹어 볼 수 있는 만큼 즐거웠습니다.

이런 작업(?)을 통해 그동안 잘 몰랐던 방탄소년단, 그들에 대해, 정확하게는 그들의 음악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꽤 친근해졌고 거리를 좁힐 수 있었습니다. 이는 그들이 자신들 노래의 노랫말을 직접 지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그동안 그들은 자신들의 많은 노래를 직접 작사 및 작곡해왔다고 합니다. 방탄소년단 멤버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작사를 따로 했다면, 비록 방탄소년단이 노래를 불렀다 하더라도 그 노랫말은 오롯이 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이런 그들의 이야기에 나태주 시인이 답한 책이 바로 이 책입니다. 그들의 아버지뻘도 더 되는 분이 노랫말에 담긴 메시지를 찾아내고 거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감정, 이야기를 더한 것입니다. 세대 차이를 극복한 아름다운 조화라서 그런 걸까요. 이런 작업이 이뤄졌다, 가능했다는 것 자체가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글로 만나 그 내용에 오롯이 공감할 수 있어 참 소중했고, 그들의 노랫말을 접한 후 나태주 시인이 건네주는 따듯한 위로와 조언으로 마음이 따듯해져와 포근하고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문득 나태주 시인의 시에 방탄소년단이 곡을 붙여 그들의 노래로 부르는 모습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언젠가 이런 모습도 현실로 이뤄질 날이 다가오지 않을까요.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