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 시대의 지성 이어령과 ‘인터스텔라’ 김지수의 ‘라스트 인터뷰’
김지수 지음, 이어령 / 열림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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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지식인 하면 이어령 선생님이 떠오릅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는 마치 하나의 수학 공식처럼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그리고 이어령 선생님 하면 <디지로그>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아마 선생님의 저서 중 가장 먼저 접한 책이기에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고령의 연세에도 서재에 다수의 컴퓨터를 두시고 태블릿 등의 모바일 기기를 능숙히 다루시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그러던 선생님이, 재작년쯤으로 기억하는데, 췌장암 투병 중임을 밝히셨습니다. 그리고 그해 늦가을 즈음 하신 인터뷰가 바로 저자와 함께 하셨던, 저자가 그의 삶을 나눈 기준점이라고 언급한 그 인터뷰였습니다. 자신의 삶이 그 인터뷰 기사 전과 후로 나누어졌다는 저자의 글을 읽으니, 이제 막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그 기사부터 보고 싶어졌습니다. 고맙게도 저자는 그 기사를 책 제일 뒤에 실어주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반응했다던 '내 삶은 선물이었다'는 그 내용이 저에게도 강한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선생님의 말씀 대로 생각해 볼수록 정말 우리네 삶은 선물 그 자체 같습니다. 내가 선택해서 태어나지 않았으니 주어진 삶 자체가 선물이요, 살면서 꼭 필요한 산소, 물, 햇빛 등도 다 충분히 먹고 마실 수 있도록 우리에게 주어지기 때문이죠.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은 위에서 언급했던 인터뷰를 이어 이어령 선생님의 조금 더 깊이 있는, 마지막 이야기를 담고자 총 16차례의 인터뷰를 거치며 완성된 것이라고 합니다. 이어령 선생님도 본인 스스로 오래 남지 않았다고 하시며 이번 기회에 자신이 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말해주려 한다 하셨다 합니다. 그렇게 선생님이 전해주시는 삶과 죽음, 즉 우리의 인생에 대한 마지막 수업이 이 책인 것입니다.


소중하고 좋은 내용이 참 많이 담겨있지만,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부분에 대해 잠깐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풀을 뜯어먹는 소처럼 독서하라]에서 선생님은 책을 의무적으로, 서론부터 결론까지 읽지는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자신도 그렇게 하지 않으신다며, 소가 여물을 여기저기 드문드문 뜯어 먹듯이, 재미없는 곳은 건너 뛰고 재미있는 곳만 찾아 읽으라 하시더군요. 사실 굉장히 뜨끔했습니다. 제가 그렇게 읽어왔기 때문입니다. 비록 다른 부분에 비해 조금 더 지루하고 재미없다 하더라도 제게 가르침, 교훈, 사색 등을 줄 수 있는 내용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하나도 놓치지 않고 다 보려고 하는 편입니다. 앞으로는 선생님 말씀처럼 과감히 뛰어넘어보기도 하면서 재미있는 부분(책)은 여러 번 보고 또 보는 방법으로도 책 읽기를 즐겨봐야겠습니다.


[나는 타인의 아픔을 모른다]에서 "타자의 절대성을 인정하라"라는 선생님 말씀도 기억에 남습니다. 타자의 아픔을 우리는 온전히 알 수 없다고 하셨죠. 선생님 말씀처럼, 아마도 우리는 다른 사람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을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아무리 지극히 아끼고 사랑하는, 정말 둘도 없이 소중한 이라 하더라도, 우리는 서로가 될 수 없다는 선생님 말씀. 제 소중한 사람을 떠올리며 상황과 감정을 이입해 보았기 때문일까요? 이 부분을 읽고 생각에 잠겼을 때,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 참 많이 노력하지만 그 이해가 완벽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 참 가슴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유종의 미라는 말이 있죠. 마지막 수업에 여러분도 꼭 참석하세요. 추운 날씨 속에서도 마음 만은 따듯해지실 것 같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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