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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친구, 반 고흐 - 빈센트 반 고흐의 삶과 예술의 여정 ㅣ 인문여행 시리즈 16
정철 지음 / 인문산책 / 2021년 9월
평점 :
저자는 '반 고흐'에 대한 친밀감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책에서 내내, 우리가 흔히 부르는 그의 성(姓) 대신, 그의 이름인 "빈센트"로 그를 부릅니다. 저자는 직장의 특성상 해외에서 수차례 근무를 했는데, 마침 반 고흐가 살고 활동했던 국가인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등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곳에서 근무하면서 자신의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던 '반 고흐'라는 예술가의 삶의 흔적들을 하나 둘 알아보게 되었고, 그러다 반 고흐의 발자취를 일부러 찾아다니게까지 되었다고 합니다. 자신의 휴가까지 써 가며 반 고흐가 잠시나마 머물렀던 마을까지 전부 답사를 했다고 하네요. 거기에 더해 반 고흐와 관련된 자료와 정보를 모았고, 그의 일대기 뿐만 아니라 그의 주요 작품에 얽힌 이야기와 그에 대한 일화까지 정리하기에 이르렀던 것이죠.
책 서문(序文)에 따르면, 저자는 처음부터 책을 펴내고자 반 고흐의 자료를 모으고 정리했던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세상에 반 고흐에 대한 책이 벌써 많이 나와있음에도 저자가 살펴보니, 종합적인 내용을 다루거나 객관적으로 기술된 책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고 무엇보다 현장감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합니다. 이에, 고심 끝에 출간을 결심했지만 이미 비슷한 책이 출간된 바 있어서 아쉬움을 삼키던 중 좋은 기회를 얻게 되었고 마침내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고 합니다. 덕분에 저도 이 책을 접하게 될 수 있게 됐네요.
<영혼의 친구, 반 고흐>는 총 9장에 걸쳐서 반 고흐의 삶과 예술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간중간 "반 고흐 유적 탐방"이라는 코너를 통해 그가 실제 머물렀던 곳에 대해, 사진과 함께 그곳에 얽힌 이야기, 그리고 현재 모습 등을 전해줍니다. 또 책의 목차 상에는 없지만 "취재노트"라는 코너에는 반 고흐의 삶과 예술에 대한 흥미로운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무엇보다 '반 고흐'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어 좋았고 그의 수많은 그림들을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를 고통 속에 몸부림치게 만들었던 그의 질병도 알게 된 여러 가지 중 하나입니다. 고갱이 떠나겠다는 말을 듣고 반 고흐가 자신의 귀를 잘라버렸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그 외에 그가 앓고 있었던 병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습니다. 조울증, 납 중독, 일사병, 간질 등 다양한 추정이 있다고 하네요. 또한, 반 고흐가 일본 예술, 특히 일본 (목)판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내용과 "나의 모든 작품들은 어느 정도는 일본 예술에 기반을 두고 있다"라는 그의 편지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늦게나마 반 고흐의 일생을 여행한 것 같아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저자 덕분에, 일방적이긴 하지만, 반 고흐와 조금 더 가까워진 것 같습니다. 이 책 이후에도 반 고흐의 이야기를 꾸준히 접해서 저도 저자처럼 반 고흐를 그의 이름, 빈센트로 친근하게 부를 수 있게 되기를 바라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