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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 뒤에 숨은 코끼리 - 우리가 사소한 일에 흥분하는 이유
에른스트프리트 하니슈.에바 분더러 지음, 김현정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8월
평점 :
우리는 종종 일상 속에서 어떤 일 때문에 굉장히 안 좋은 감정에 격하게, 순간적으로 사로잡히고는 합니다. 그러한 감정을 유발한 이유, 그러한 감정을 촉발한 사건은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우리는 이럴 때, 특히 그것이 사소하거나 작은 일일 때,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가, 왜 이렇게 별것 아닌 일에 쉽게 흥분하고 화내고 이성을 잃었을까, 요즘 컨디션이 안 좋아서 그런가, 요새 너무 무리했나,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나 보다, 좀 쉬어야겠다, 등등 이런 사고의 흐름을 거쳐 결국 큰일 아니라고 생각하고, 치부해버리고 넘어가는 것이 보통입니다.
4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에게 심리 치료를 수행했던 저자는 이처럼 크지 않은 일로 생기는 격렬한 감정을, 비록 그것이 사소하고 작은 일에서 비롯됐다 하더라도 그 감정까지 가볍게 여기고 지나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등장인물들이 겪는 갑작스럽지만 안 좋고 기분 나쁜 감정의 배경을 알아보면서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개별적으로 제시해 줍니다. 이를 통해 우리, 독자들도 자신들이 겪는 이러한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격한 감정의 근원을 살펴보기를 원합니다. '우리가 흥분하게 되는 원인은 오래된 것, 새것, 드러난 것, 감춰진 것 중 어느 것이 될 수도 있다, 흥분의 원인을 엉뚱한 곳에서 찾는 위험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 이것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저자의 주장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저자는 자신만의 "패턴"을 알아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질문도 함께 소개하는데, 질문 중에 독일에서 활동하는 저자가 자신이 그동안 경험했고 연구했던 내용들이 우리나라에서도 적용될 수 있을지 궁금해 추가된, 한국 독자들만을 향한 열린 질문도 있어 참 흥미로웠습니다.
2장과 3장을 통해 '기본욕구'에 대해, 그리고 나의 기본욕구는 도대체 무엇이고 현재 나는 어떤 기본욕구가 결핍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저자는 여기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기본욕구로 "견고한 유대관계, 인정과 존중, 동등한 대우와 공평함, 에로틱과 육체적 사랑, 안전, 호기심, 자율성"을 제시합니다. 각 욕구에 대해 '과거'와 '현재'로 나누어 시기별로 문항에 답하도록 합니다. 문항에 답한 결과를 통해, 자신의 기본욕구가 얼마나 충족되었고, 지금 충족되고 있으며, 그 욕구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지 "결산"해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 5장에서는, 코끼리를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에 대한 조언과 그것을 통해 궁극적으로 마음의 평안을 얻기 위한 여러 방법들을 제안합니다.
감정과 욕구(충족 혹은 불만) 간의 관계를 알 수 있었습니다. 이를 외면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제대로 마주하고자 노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를 통해 다른 사람을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쉽지는 않았지만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