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게임 - 심리 편향에 빠진 메이저리그의 잘못된 선택들
키스 로 지음, 이성훈 옮김 / 하빌리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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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종종 가족들과 잠실 야구장에서 탁 트인 필드를 바라보며 신나게 응원하면서 야구에 대한 애정이 싹텄습니다. 평일 하교 후 저녁 시간에 TV 중계 보는 게 낙이던 시절도 있었죠. 그렇게 야구를 좋아하던 중 우리의 투 머치 토커 찬호 형님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메이저리그에 눈을 떴습니다. 지금은 메이저리그를 챙겨보지 않은 지 꽤 되었지만, 한창 열심히 챙겨서 보던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중후반까지 맹활약하던 선수들의 이름을 책에서 오랜만에 보니 괜스레 반갑고 기분 좋았습니다. 그 시절 추억이 다 떠오르더군요.


가끔씩 접하는 대형 계약 소식을 통해 비현실적으로 들릴 만큼 어마어마한 연봉이나 계약금이 오간다는 것과 100년을 훌쩍 넘은 오랜 역사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한 부분이자 없어서는 안 될 부분을 망각하고 있었습니다. 매년 약 30개에 달하는 팀에서, 무수히 많은 선수들이, 한 해에 팀당 120경기 이상을 소화하니 그만큼 엄청난 데이터가 쌓일 겁니다. 그 무수한 숫자 속에서 유의미한 데이터를 뽑아내고 관리 및 분석하는 전문가들과 분석가들의 역할과 존재에 대해 잊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자는 실제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일했었고 현재는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입니다.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이루어지는 보이는 또는 보이지 않는 크고 작은 결정들이 생각보다 비이성적이고 직관적으로 이뤄진다며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단지 개인적인 생각이 아니라 수많은 문헌과 연구를 근거로 말이죠.


책 속 내용들 중, 처음 알게 된 것도 있지만, 지금껏 막연하게 그러지 않을까 생각했던 내용들이 그렇지 않다, 오해라고 과학적 연구를 근거로 이야기하니 제법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더 충격적인 것은 모든 프로야구 선수들의 꿈이라 할 수 있는, 세계에서 제일 잘하는 선수들이 모인 그 메이저리그의 프런트, 감독, 선수들까지 모두가 여전히 틀린 이론(?)을 믿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심리학에 관심이 있다 보니 저자가 소개해 주는 인지심리학, 심리 편향의 이론이나 용어들을 그와 관련된, 메이저리그에서 일어났던 혹은 지금 이 순간도 일어나고 있는, 실제 사례를 통해 만나니 더욱 와닿았고 즐겁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책 속 내용은 야구계에서만 적용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생활 속에서 크고 작은 결정을 내릴 때도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즐겁게 익혔으니, 쉽지만은 않겠지만, 실생활에도 잘 적용해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야구, 특히 메이저리그를 즐겨 보셨거나 보시는 분들, 거기에 더해 심리학에 흥미가 있으신 분이라면 저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내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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