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의 마지막 습관 - 기본으로 돌아간다는 것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
조윤제 지음 / 청림출판 / 202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소학>은  송나라 '주자(朱子)'의 제자인 '유자징(劉子澄)'이라는 사람이 주자의 지시를 받아 여러 고전에서 일상생활의 예의범절, 수양을 위한 격언, 충신·효자의 사적 등에 대한 내용을 모아엮은 책입니다. 이것을 주자가 최종적으로 교정하고 내용을 추가하여 12세기 말 경 완성됐습니다. 내편 4권(입교, 명륜, 경신, 계고), 외편 2권(가언, 선행) 이렇게 총 6권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 <소학>은 유교사회의 도덕규범 중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내용을 선별한 것으로, 유학 교육의 대표 입문서라 하겠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나라에도 일찍이 들어왔고, 조선시대 사대부집 자제들이 8세부터 유학 입문 과정으로 공부했던 것입니다. 서당에서 <동몽선습>과 <명심보감> 다음으로 이 <소학>을 가르쳤는데, 사서삼경을 배우기 전 기초와 심화의 중간다리 역할을 수행했다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외편에서 <논어>, <맹자>, <사기> 등을 인용하다보니 내용이 그렇게 쉽지많은 않다고 합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다산 정약용 선생님께서 자신의 꿈을 이루고자 어떻게 <소학>의 가르침에 대해 학습하고 깨달아 그것을 자신의 삶에 적용하셨는지를 알리고자 했습니다. 정약용 선생님께서 직접 그의 삶으로 보여주신 그 노력과 실천의 과정을 전달하고자 고심했던 것입니다. 그것을 통해 궁극적으로 누군가 모든 일들이 잘 될 때는 오히려 거기에 안주하거나 매몰되지 않고 깨어나 정신을 차릴수 있기를, 반대로 고난이 찾아와 너무 힘들고 지친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살핌으로 그 고난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했습니다. 그런 마음을 담아 <소학>에서 57개 구절을 골라 오늘날 우리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엮어놓았습니다. 책의 목차에도 <소학>의 내편 4권과 외편 2권의 이름을 가져와 붙였습니다. 


정약용 선생님은 어렸을 때부터 영특하기로 소문이 자자했고, 20대 초반 성균관에 입학하여 졸업하기도 전에 정조에게 인정을 받았습니다. 결국 20대에 과거시험에 차석으로 합격하여 관직에 올랐습니다. 그렇게 탄탄대로를 걸었던 그가 자신의 가장 큰 후견인이라 할 수 있었던 정조가 승하하자 바로 그 다음해에 강진까지 유배를 가게되면서 근 20년에 달하는 유배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이 평생을 걸쳐 쌓아 온 학문을 기꺼이 내려놓고 새로운 것으로 다시 채우기 위해, 계속 성장하기 위해 <소학>을 선택했던 것입니다.


<소학>이 전해주는 공부의 핵심은 바로 "기본으로 돌아가라"입니다. 우리가 꽤 자주 듣는 말로 모르는 것도 아니지만 그것을 실제 실행해 옮기기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인생의 가장 어둡고 힘들던 시기에 오히려 그것을 기회로 삼아 자신을 완벽하게 수련하는 실천을 하고자 했던, 다시 새롭게 시작하고자 했던 다산 정약용 선생님의 정신을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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