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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조금 지쳤다 - 번아웃 심리학
박종석 지음 / 포르체 / 2020년 10월
평점 :
"조절되지 않은 만성 스트레스로 인해 몸과 마음이 고갈된 상태".
이 책에서는 이처럼 '번아웃'을 정의하고 있습니다. 아마 많은 현대인이 이와 같거나 비슷한 증상을 겪고 있고 이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고 있을 것입니다.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번아웃을 호소하는 수많은 사람을 상담했던 경력과 자기 자신의 번아웃 경험을 바탕으로, 육체적, 정신적 피로에 지친 많은 이들이 작게나마 휴식을 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집필한 책이라고 합니다.
사실 그동안 번아웃하면 대략 어떤 것이구나 생각하고 넘어갔지 깊이 생각에 본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 덕분에 번아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번아웃에 대해 오해하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의 잘못이 아니었습니다. 누구든 자신을 탓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내가 정말 수고했고 열심히 살았다 최선을 다했다는 훈장 같은 것이구나', '그렇게 고생한 나에게 스스로 위로해주고 기운을 북돋아 주고 다독여줘야 하는구나'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혹여라도 번아웃 상태가 되면 반드시 휴가를 내고, 나 자신만의 혹은 부부만의 시간을 오롯이 가질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특히 와닿았습니다. 아마 제가 그렇게 잘하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나나 내 소중한 사람이 너무 지쳐서 위기가 찾아오면 소중한 혼자만의 시간이나 휴가를 통해 회복하는 시간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것은 꼭 필요하고 그런 시간이 절대 단순한 시간의 낭비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또 한 가지, 우리가 평소 특히 직장에서 자주 접하는 상황일 텐데, 동시에 두 가지 일 이상을 처리하는 멀티태스킹에 관한 내용도 기억에 남습니다.
한꺼번에 여러 가지를 처리하거나 여러 가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때, 본인의 업무능력이 향상되었거나 정말 집중해서 뇌를 최대한 쓰고 있구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착각으로, 오히려 우리의 뇌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고 합니다. 업무적 관점에서 보면, 생각하는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단순한 업무를 반복하는 기계처럼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작업에 따라 단순히 기계처럼 일해야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러한 경우에도 그 일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좋지, 그 외에 다른 일까지 하면 결국 문제가 생기고 만다고 합니다. 초반에는 실수가 없어 효율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나중에는 생각하며 해야 하는 일 뿐만 아니라 단순 업무에서도 오류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저자도 번아웃을 아주 심하게 경험한 이력이 있었습니다. 자신의 그런 번아웃 경험을 토대로 조언을 해주다 보니 훨씬 더 실질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럴 때는 이렇게 하시면 됩니다'라는 식의 이론 전달보다는 '저도 그랬는데, 그럴 때는 이런 방법도 효과가 좋더라고요'라는 식의, 마치 저자와 직접 이야기를 주고받는다는 기분이 들어서 참 좋았습니다.
자신을 잘 돌아봄으로써 번아웃이 찾아오기 전에 예방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이 최선일 것입니다. 하지만 혹여 번아웃이 찾아오더라도 번아웃 선배로서 또 전문가로서 저자가 알려준 여러 가지 방법을 덕분에 잘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