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 - 광화문글판 30년 기념집, 개정증보판
광화문글판 문안선정위원회 엮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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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글판하면 나태주 시인의 글귀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직접 가서 본 적은 없지만, 인터넷 기사를 통해 가끔 접하면서 제 마음을 어루만져주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도 비슷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이런 광화문글판이 우리에게 찾아온 지도 어느덧 30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1년에 4번씩 바뀌는만큼 그동안 수많은 글귀들이 우리를 위로해주었습니다.

 

 

이 책은 광화문글판에 대해 정말 거의 모든 것을 담고있습니다.


1부에서는 광화문글판을 통해 알게 된 시인분들을 만나보는 시간을 마련해 줍니다. 제가 기억하는 글귀로 꼽았던 <풀꽃>의 나태주 시인을 필두로 하여 총 아홉분의 시인을 인터부한, 혹은 전에 하셨던 인터뷰를 인용한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광화문글판에 올라갔던 글귀가 담긴 작품에 대해, 또 시인분들의 근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작품에 대한 시인분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어서 참 좋았고, 그 뿐만 아니라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에 대해 알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가 아니면 정말 얻기 힘든 소중한 기회라 생각했습니다.


2부에서는 그동안 광화문글판을 통해 우리와 만났던 글귀들과 그 글귀들이 담겨있는 작품을 정리했습니다. 봄, 여름, 겨울은 각 19편씩, 가을은 17편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총 74개에 이르는 역대 광화문글판과 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아주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너무 옛날이라서, 광화문글판의 존재를 몰라서, 그 존재를 잊고 있어서 만날 수 없었던 광화문글판들이었기에 더욱 반가웠습니다.


3부는 가장 흥미로웠던 장이었습니다.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첫 해인 2015년부터 올해 2020년까지 6년 동안의 대상 수상작들이 실려있습니다. 다음으로는 문안선정부터 설치에 이르기까지 광화문글판이 계절마다 어떤 과정을 거쳐 옷을 갈아입게 되는지 알려줍니다. 광화문글판에 대해 명문화된 규정이 있는지, 분량의 제한이 있는지, 글판의 글귀로 시가 자주 선정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광화문글판이 불법 옥외 광고물 시비에 휘말렸던 이야기 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다음으로는 1991년부터 지금까지 광화문글판이 걸어 온 발자취를 짤막하게나마 만날 수 있습니다. 누구에 의해 시작하게 되었는지, 처음부터 시민을 위한 글판은 아니었다는 점, 문안선정위원회가 구성된 시기, 언제부터 계절별로 바꾸게 되었는지, 그리고 부산, 제주 등에도 광화문글판이 걸리기 시작한 때 등 광화문글판의 역사를 만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광화문글판을 통해 우리 마음을 따스하게 해주던 아름다운 문장을 우리에게 선물해줬던 작가들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줍니다. 이를 통해, 고은 선생님부터 헤르만 헤세, BTS(방탄소년단)까지 광화문글판이 동서고금에 열려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광화문 글판, 앞으로도 우리 곁에서, 지금처럼, 한결같이, 오래오래 함께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40주년, 50주년 기념책을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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