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17 _ [한마디 먼저 건넸을 뿐인데] - 이오타 다쓰나리(민혜진)

한마디 먼저 건넸을 뿐인데 - 아무도 몰라주던 나를 모두가 알아주기 시작했다
이오타 다쓰나리 저자, 민혜진 역자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9월

사람의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누군가에게 먼저 말을 건넨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 같습니다. 그 누군가가 이미 가깝고 편한 사이가 아니라 공적이고 업무적인 관계의 인물이거나 아예 처음 만나는 사람이라면 더욱 부담스럽겠죠?

책 표지에 "말 한마디로 연봉 앞자리가 바뀐다"는 글귀가 적혀 있습니다. 이것을 보고 "말 한마디로 천 냥 빚 갚는다"는 격언이 떠올랐습니다. 이처럼 말 한마디가 가지는 힘에 대해서는 굳이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는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조심해야 합니다. 오히려 이런 이유로 말 한마디를 그것도 '먼저' 건네기가 그렇게 힘든지도 모르겠습니다. 첫인상이 중요한 것처럼 먼저 건네는 말 한마디도 그 힘과 영향은 엄청날 테니까요.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가 흔히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기 쉬운 '잡담'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합니다. 잡담을 친한 사람과의 편안한 대화도, 그렇다고 업무적인 대화도 아닌 '제3의 대화'로 정의하며, '잡담력'을 키워줄 수 있는 '잡담의 기술'에 대해 소개해줍니다.

책은 2장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2장부터 5장까지 총 4개의 장에 걸쳐 '선을 지키며 대화를 리드하는 질문법', '섣불리 수습하다 실수하는 상황별 대처법', '안 되는 일도 되게 하는 말센스', '똑같이 일해도 더 인정받는 사람들의 비법' 등이 담겨있습니다. 미처 생각이 미치지 못했던 부분이나 오히려 잘못 생각하고 있던 부분에 대해 짚어주어 아주 유익했습니다.

책을 읽고 제가 얼마나 잡담에 대해 부담이 있었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는데, 저자의 "억지로 사교적인 성격이 되려고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이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필요한 것은 '요령'과 '익숙해지는 일'"이라 하더군요.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또 읽고 나서도 '인간관계란 참 어렵고도 어렵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수차례 절감했습니다. 우리 선조들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격언 중 말에 관한 것이 특히 많은 것도 한 말은 절대 다시 주워담을 수 없으므로 그것을 경계토록 하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되돌릴 수 없는 것일수록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겠죠.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잡담을 계속 던지고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언제 어떤 이유로 만나더라도, 결국 그 사람과 좋은 인연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잡담을 통해 거리를 좁혀야 하기 때문입니다.

책을 통해 배운 잡담의 기술을 써볼 생각에 벌써 다음 주에 주변의 여러 분들과 나눌 '잡담'이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