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유치 4번째 이를 뽑았다. 지붕에 던져야 한다고 부득부득 우겨 처음으로 챙겨왔다. 오는 내내 소중한 보물 다루듯이 조막만한 손에 꼭 쥐고 오더니, 던질 지붕도, 때버릴 아궁이도 없어 고민하는 중에 벌써 몇번을 잃어버리고 찾아내라고 잃었다 찾았다를 반복해 아우성이다.
입안에 자리잡고 있을 때는 꽤나 커보이더니 뽑아놓고 보니 '조것이 어찌 이것저것 잘라 씹어먹을 수 있게 했을까?' 애처로워 보인다.
치아를 가는 만큼 조금씩 성숙해 가는건지 어제도 유치원 숙제를 알아서 잘도 하더니 오늘도 아침부터 그림일기 숙제를 한다고 책상펴고 자리잡는다.
보고 있으면 슬그머니 미소짓게 하는 쉽게 지지 않는꽃, '인꽃'이라 했던가.
고맙고 또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