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자책]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4
미쓰다 신조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6년 6월
평점 :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 미쓰다 신조.
.
팟케스트에 괴담의 집으로 놀러오세요 라는게 있는데 무척 재밋거든. 미쓰다 신조 소설 몇개를 읽어주는 방송인데, 작가의 다른 책도 보고싶어서 읽게 되었음.
.
본격 미스테리 추리 소설. 너무 스산하고 재밋어서 술술 넘어가고 서늘한 괴담들도 책 곳곳이 숨어있어 무척 재밋었다.
.
.
151.
황혼녘 하늘에 구불구불 떠다니는 길고 굵직한 밧줄 같은 것, 강변의 돌 틈새로 무수히 보이는 핏발 선 눈알들, 울창한 덤불에서 쑤욱 나왔다가 쓱 들어가버리는 거대한 새의 다리, 물결치는 수면 위로 떠올라 나를 부르듯 한들한들 흔들리는 손목, 물고기 비늘과 똑같이 생겼는데 사람 피부가 타는 듯한 냄새를 풍기며 하늘에서 떨어지는 뭔가, 발목에 엉겨드는 갓난아기 것처럼 조그맣고 긴 머리털이 난 손들, 내가 걷는 속도에 맞춰 강을 헤엄치는 팔다리가 붙은 뱀장어 같은 짐승, 몸 크기가 계속 달라지고 덤불 속에 숨어 ‘꺼내줘 꺼내줘 꺼내줘’ 하고 속삭이는 네발짐승, 얼굴, 가슴, 팔다리에 들러붙으려고 앞쪽에서 꿈틀거리며 기회를 엿보는 물컹물컹하고 형태가 없는 검붉은 것, 거대한 스투파처럼 영산의 나무들 사이로 솟은, 납작한 막대기 같은 회색 물체, 아주 낮은 상공에 떠서 가루차 같은 색의 물을 떨어뜨리는 짙은 녹색의 구름 덩어리, 머리는 백발 노파에 몸통은 닭인데 다리는 없고 궤궤 기성을 지르며 강변을 기어다니는 짐승, 강을 거슬러 올라오는 수험자며 중, 비파법사, 샤미센 악사 등의 썩은 송장들……. 내가 본 것을 말씀드리면 할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건 요괴들이 꾸며낸 환영이지, 실제로 존재하는 게 아니다. 이쪽에서 동조하지만 않으면 괜찮을 게야. 다만 그런 것들은 진짜 모습이 환영보다 더 무시무시한 경우도 있으니 절대 한눈팔면 안 된다.” .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 미쓰다 신조. 비채. 권영주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