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원본은 완결되었으며 따라서 완전하지만 번역은 아무리 해도 완성되지 않고 완전해질 수 없는 것, 그래서 열등한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번역이 완결될 수 없다는 말은, 이미 시간 속에 못 박혀 고정되어버린 원본과 달리 번역은 계속해서 현재의 요구에 적응하며 이루어지는 살아 있는 것이 라는 말이기도 하다.


번역은 원본이 소멸하지 않고 끊임없이 재생산되며 살아있게 만든다. 번역가가 하는 일은 원본을 훼손하거나 손상하는 일이 아니라 계속해서 살아 있도록 생명을 주고 되살리는 일이 다. 번역가는 "상상력과 독창성과 자유로움을 요하는 연금술 같은 정교한 공정을 통해 텍스트의 의미를 복원"한다.


220
침묵과 메아리


흰 고래의 흼에 대하여
홍한변 - P22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